서울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세워진 알뜰주유소는 딱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기름값을 잡겠다며 '알뜰주유소 활성화'를 대책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서울 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선 알뜰주유소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현재 서울 지역에 있는 알뜰주유소는 총 13곳으로 집계됐다.

강서구에 알뜰주유소가 3곳이 자리 잡고 있어 서울에서 가장 많다.

그밖에 관악구, 광진구, 구로구, 금천구, 성북구, 양천구, 영등포구, 중랑구 등에는 1곳씩 알뜰주유소가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3구 가운데 강남·송파구에는 알뜰주유소가 없고, 서초구에 2곳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위치를 따져보면 '만남의광장 주유소'는 고속도로에 진입한 이후 이용 가능한 곳이기 때문에, 사실상 서초구 알뜰주유소는 1곳에 불과한 셈이다.

최근 정부는 알뜰주유소를 활성화하고 주유소 가격정보 공개를 확대해 경쟁을 촉진, 석유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지 않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이용 가능한 알뜰주유소의 개수 자체가 부족하고, 그나마도 대부분은 부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시 외곽에 있어 알뜰주유소가 비싼 기름값을 잡는 대책으로 활용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알뜰주유소의 기름값이 저렴한 수준도 애초 제도 도입 당시 정부가 세웠던 목표인 'ℓ당 100원 싼 기름 공급'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지난 20일 휘발유 기준 알뜰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1ℓ당 1천574.9원이었다.

민간 브랜드 중 가장 비싼 평균 판매가격(SK에너지, 1천614.7원)과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는 약 40원 정도다.

제휴카드 할인 혜택 등을 따져보면 알뜰주유소의 가격 상 매력은 더 작아진다.

업계의 관련 정보를 종합해보면 현재 알뜰주유소에서 유효한 제휴카드 종류는 약 40종으로, 다른 민간 브랜드 주유소(95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제휴카드를 사용해 할인받을 수 있는 폭도 알뜰주유소의 경우는 ℓ당 60∼150원 수준으로, 민간 브랜드 주유소(50∼400원)보다 할인 폭이 크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휴카드에 따라 일반 주유소에서도 알뜰주유소보다 저렴하게 정유할 수 있는데, 굳이 멀리 떨어진 알뜰주유소를 찾아가는 데 시간과 비용을 쓰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되려 업계에선 현재 비싼 기름값의 주요 원인으로 유류세를 지적하고 있다.

유류세는 ▲ 교통에너지환경세 ▲ 수입 부과금 ▲ 수입 관세 ▲ 부가세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ℓ당 761.89원(교통에너지환경세+수입 부과금)은 유가 변동과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적용되는 세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기름값이 저렴해지려면, 휘발유 가격의 약 60%를 고정적으로 차지하는 유류세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