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첫 비엔지니어·20년 만에 첫 비서울대 회장

포스코 50년 역사상 비엔지니어 출신의 내부 인물이 회장 후보로 낙점된 건 이번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첫 사례다.

그만큼 포스코 안팎에서는 그동안 하마평에 오른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최 사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된 것을 두고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

최 사장의 경력을 살펴보면 '비주류'로 볼 만한 요인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일단 최 사장은 부산 출신으로 동래고등학교를 거쳐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비서울대' 출신이다.

지난 20년간 포스코 회장 가운데 서울대 출신이 아닌 인물은 없었다.

지난 1998년 회장직에 오른 유상부(서울대 토목공학과) 전 회장을 비롯해 이구택(서울대 금속공학과)·정준양(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전 회장과 권오준(서울대 금속공학과) 회장 모두 서울대 출신이었다.

이와 함께 최 사장은 포스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비엔지니어 출신으로서 회장 후보에 오른 내부 인사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이와 관련, 막판까지 회장 후보 면접을 진행했던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철강 공급과잉과 무역규제 심화 등 업계 전체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고, 비철강 그룹사업에서도 획기적인 도약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낙점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최 사장은 포스코 그룹 내에서 무역·건설 등 상대적으로 다양한 사업 분야를 경험해왔다.

1983년 포스코로 입사해 재무실장을 지냈고, 2008년에는 포스코건설에서 경영기획본부 경영전략실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에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을 맡아 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인정받았다.

또 최 사장은 2016년 권오준 체제에서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아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한 경력 때문에, 업계에서는 권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최 사장의 최종 후보 확정 소식이 예상 밖이라는 평가를 받는 건, 최 사장이 다른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언론 노출 빈도가 낮았던 까닭도 있다.

가령 광주 출신으로 장하성 청와대 경제수석 및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학연 때문에 주목을 받았던 김준식 전 사장, 부산 출신이면서 참여정부 때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했던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등은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정작 막판 5인 후보군에도 속하지 못했다.

'비(非)포스코맨'으로서 주목을 받았던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나 조석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던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도 5인 후보군 명단에 없었다.

마지막까지 최 사장과 회장직을 놓고 겨룬 인물은 장인화 포스코 사장이었다.

장 사장의 경우 초반부터 유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지만, 정치권으로부터는 '권오준 라인'으로 분류되며 권 회장 측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식의 의혹에 시달리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