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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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320선까지 밀리며 재차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2300선의 하방 지지력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하반기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시 안정성에 초점을 맞출 것을 당부했다.

22일 오전 11시1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41포인트(0.27%) 오른 2344.24를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2320선에서 하락세로 장을 시작했고, 한때 2320.96까지 밀려 지난해 9월6일(장중 저점 2314.31)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에 나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다음주에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확정 주가순자산비율(trailing PBR) 1배 수준인 코스피 2300선은 지켜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의 경우 협상이 진행 중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 관세 추가 부과의 실효성이 높지 않은 만큼 협상 상황에 따라 국내 증시의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음주 코스피지수가 기술적 반등 구간을 거치며 2300~2370 수준에서 움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신흥국 증시의 수급 교란을 촉발한 이벤트들이 재차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증시가 다른 신흥국 대비 개선되는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주 코스피 전망치로 2310~2380을 제시했다.

다만 하반기를 앞두고 보다 안정성을 높인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2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나타난 원화 약세는 외국인 매도 압력 강화, 코스피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마켓전략실 팀장은 "하반기 코스피지수의 상승 가능성(업사이드 포텐셜)은 제한적이고 하방위험(다운사이드 리스크)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이슈들이 당분간 잠잠해질 수는 있겠지만, 연말까지 리스크 변수로 자리잡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추격 매도의 효용은 크지 않다"면서도 "향후 대응전략에 있어서 반등 시 비중을 축소하거나 연말로 갈수록 위험자산 비중 줄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주식의 경우 내수주· 배당주·우선주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당부다.

증권가 리서치센터장 출신 전문가들도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한국의 닥터 둠'으로 불리던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증시 하락 요인으로 꼽히는 미·중 무역갈등은 핑곗거리에 불과하고, 문제는 시장 펀더멘털(기초체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증시에 타국의 무역분쟁이 영향을 크게 미친 사례가 없고, 아직 한국 기업실적이나 경제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논리가 증시를 흔들 수 있는 '악재에 굉장히 민감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증시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인 만큼 향후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된 뒤에도 대외변수에 취약한 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 역시 "전 세계 주가가 지난 2월 초부터 이미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형성된 '거품'이 붕괴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자산 중 현금 비중을 많이 늘리는 게 좋다"며 "달러의 경우 일시적인 상승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금값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