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고시촌의 값싼 뷔페식당으로 인기가 높았던 ‘고구려식당’이 최근 폐업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서다. 식당이 있던 전용면적 430㎡ 지하 공간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PC방이 들어설 예정이다.

노량진 고시촌 일대 상권이 얼어붙고 있다. 수강료가 저렴한 인터넷 강의로 수험생이 몰리면서 문을 닫는 상가가 점차 늘고 있다.

일부 공무원 학원에선 수강생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강의실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달 동작구 노량진1동 N학원 빌딩 외벽에 ‘임대문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강의실로 사용하던 4~5층을 임대한다는 내용이다.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노량진 고시촌(노량진1동) 일대 상점 폐업률은 8.6%로 서울 전체(4.3%)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이 13.4%를 기록해 지난해 노량진 고시촌 일대 음식점 10곳 중 1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노량진 컵밥거리 노점 두 곳도 폐업했다. 컵밥 거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학원비나 생활비가 비싸니까 고시촌에 오더라도 두세 달만 있다가 내려가는 게 대부분”이라며 “노량진 일대 식당이나 서점이 문을 닫는 것은 수험생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말했다.

학원 수강료 등 비용 부담을 느낀 일부 수험생이 실제 강의 대신 인터넷 강의로 몰린 영향이다. 노량진에서 1년째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한승훈 씨(28)는 “학원이 대형화되면서 수강료가 오르고 할인 프로모션이 없어져 1년 만에 같은 패키지 가격이 30만~40만원이나 올랐다”며 “인강으로 많이 빠진 추세라 작년에 비해 수강생이 절반 수준인 강의도 생겼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