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민주당 후보 "일당독점 깨야 부산경제 산다"
3전4기.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진)에게 6·13 지방선거는 네 번째 도전이다. 2004년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2006, 2014년 선거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2014년에는 자유한국당 후보인 서병수 부산시장과 맞붙어 1.31%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오 후보는 “세 번 실패한 게 아니라 세 번을 준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세 번의 선거를 거치며 누구보다 부산의 변화와 발전에 대해 고민한 후보라는 점을 가장 먼저 부각했다. 그러면서 “부산 경제를 살리고 부산을 새로운 가치를 지닌 활기찬 도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4년 만에 복수전에 나선 오 후보는 재임을 노리는 서 후보에 대한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부산시의 경제지표는 대부분 전국에서 최하위로 추락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살기 힘든 도시가 되면서 젊은이들이 떠나고 희망이 없는 도시로 전락한 부산을 되살리겠다”고 공언했다. 서 시장 재임 시절 실업률은 상승하고 인구가 감소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그동안 부산 시민들은 여당 도시가 되면 잘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왔지만, 지난 20여 년간의 일당 독점 구도로는 더 이상 부산의 발전을 이끌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오 후보는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당선시켰듯 부산도 정치 권력을 새롭게 교체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가 강조하는 서 후보와의 차별점은 가덕도 신공항이다. 오 후보는 “김해 신공항은 사실상 허상이고 불가능”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부산의 향후 100년을 위한 보루가 될 관문공항 건설을 정치적 타협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제 기능을 못하는 김해 신공항 사업에 6조원을 쏟아붓기보다 가덕도 신공항을 제대로 건설해서 쓰자”는 주장이다.

오 후보는 무너진 부산 경제를 복원하기 위해 조선업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LNG 추진선과 수소전기동력선 등의 기술을 도입해 조선산업의 부활을 꾀하고 자동차 부품산업도 기존 완성차 하도급 중심에서 벗어나 전기차와 차세대 자동차 분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발길을 부산으로 되돌리기 위한 방안으로 스마트 항만 시스템 구축과 항만물류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오 후보는 “청년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공약한 ‘청년고용할당제’ 비율도 높이겠다”며 “청년들이 대기업과 공무원, 공기업만 바라보는 일이 없도록 청년 창업에 관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해 ‘청년창업친화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부산을 글로벌 해양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도 밝혔다. 그는 “누구나 해양과 항만물류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부산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박급유 및 에너지, 선용품센터, 해양·수산바이오 등 관련 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진전되지 못하고 해양관광과 레저산업이 유기적으로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오 후보는 “싱가포르와 같은 해양도시를 세울 수 있도록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부산이 남북한 교류 시대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그 과실이 시민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