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설 대회 우승하면 시즌 2승 고지 선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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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6개월 만에 여자골프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은 '골프 여제' 박인비(30)가 투어 통산 20승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JTBC LA 오픈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시즌 첫 승을 따낸 박인비는 이후 4개 대회에서 준우승 2회, 3위 1회 등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며 좋은 흐름을 보인다.

박인비는 26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6천507야드)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올해 신설됐으며 유소연(28)을 후원하는 한국 기업 메디힐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세계 1위가 되고 난 이후 곧바로 대회장에 모습을 보이는 박인비는 시즌 2승에 도전한다.

올해 LPGA 투어 대회는 총 9개가 열렸는데 아직 2승을 따낸 선수는 없다.

한국 선수로는 고진영(23), 박인비, 지은희(32)가 3승을 합작한 가운데 박인비가 시즌 2승과 올해 한국 선수 4승, 개인 통산 20승을 한꺼번에 노린다.

박인비는 이번 시즌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순위가 늘 우승권을 맴돌고 있는 것은 물론 상금(70만7천89 달러), CME 글로브 레이스(1천458점), 올해의 선수(75점) 등 주요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69.13타로 68.85타의 제시카 코르다(미국)에 이어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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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 이후 부상 등이 겹치면서 최근 2년 연속 시즌을 일찍 마무리한 박인비가 올해 다시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올해 1월 초만 하더라도 세계 랭킹 13위에 머물렀던 박인비는 3월에는 19위까지 밀렸다가 채 2개월도 지나지 않아 1위까지 치고 올라오는 저력을 보였다.

게다가 20대 초반 선수들이 즐비한 투어에서 1988년생으로 올해 30대에 접어드는 박인비의 부활은 더욱 극적이다.

2년 6개월 만에 다시 세계 1위를 되찾은 사례도 역대 기록이다.

종전에는 2013년 4월 이후 2014년 6월에 다시 세계 1위에 복귀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의 1년 2개월이 가장 오랜 기간을 두고 세계 1위에 복귀한 기록이었다.

또 역대 최고령 세계 1위 부문에서도 박인비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크리스티 커(미국)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마지막 세계 1위 시점을 기준으로 소렌스탐은 37세, 커는 33세였다.

박인비는 이번 샌프란시스코 대회 1라운드가 시작되기 전에 세계 1위 선수에게 주는 초록색 캐디빕을 전달받는다.

다만 '퍼트의 달인'으로 불리는 박인비가 최근 한 달 사이에 퍼터를 두 번이나 교체한 점이 눈에 띈다.

그는 파운더스컵 우승 당시 헤드가 일자형인 퍼터로 바꿨다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시 원래 쓰던 반달형 헤드의 퍼터로 돌아갔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연장 대결을 벌인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의 정확한 중거리 퍼트에 오히려 일격을 당한 박인비는 이달 초 롯데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는 17, 18번 홀에서 연달아 짧은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분루를 삼켰다.

또 LA 오픈 최종라운드에서도 퍼트가 홀을 맞고 나오거나 살짝 비켜가는 등의 아쉬운 장면이 자주 나왔다.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에서 1.72개로 투어 2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퍼트 실력은 여전하지만 고비 때 장거리 퍼트도 쏙쏙 집어넣는 특유의 장기가 위력을 더한다면 20승 달성 가능성도 더 커질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