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로스쿨 잇단 교수회의…대책 마련 분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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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처음 공개된 가운데 각 대학이 합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부 서울 주요 대학의 로스쿨은 지난 22일 법무부가 학교별 제1∼7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처음 공개함에 따라 조만간 교수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곳은 없지만, 몇몇 학교는 학사관리와 졸업 요건을 현행보다 엄격하게 관리함으로써 변호사시험 지원 자격 '문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7회 변호사시험 합격률 50.67%로 전국 평균(49.35%)보다 약간 높게 나타난 건국대 로스쿨의 권정호 원장은 "통계를 두고 회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권정호 원장은 "각 대학이 응시자 수를 줄이려고 졸업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응시자 수, 즉 합격률의 분모가 작아지면 그만큼 합격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변호사시험에서 61.84%의 합격률로 전체 6위에 오른 중앙대 로스쿨의 김성천 원장도 "당장 합격률을 높일 방안을 논의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향후 학사관리위원회에서 졸업 요건 강화 등을 논의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로스쿨 관계자는 "학생들을 위해 졸업 조건을 다소 완화해주는 로스쿨도 있을 것"이라며 "응시자 수를 줄이는 것이 합격률을 높이는 방안인 만큼 그런(졸업 조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합격률 55.17%를 기록한 이화여대도 조만간 강동범 로스쿨 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법무부의 합격률 발표에 어떻게 대응할지 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강 원장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어 방향을 언급하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졸업 문턱을 높이는 방안에 집중하기보다 법조인 양성 기관으로서 로스쿨의 본질에 충실하고 교육의 질 자체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희대 로스쿨 정형근 원장은 "로스쿨이 학원은 아니다. 합격률에 일희일비할 수 없고 기본적인 교육 내용을 충실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가 이번에 발표한 통계가 각 대학의 교육 역량을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대학별 합격률을 비교하는 취지에 맞추려면 처음으로 시험에 응시한 졸업 예정자, 즉 '초시'의 합격률을 공개해야 하는데 졸업생을 합산한 합격률만 공개했다는 지적이다.

정형근 원장은 "재수, 삼수생 등은 이미 졸업을 해서 각자 공부하기 때문에 학교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학교의 교육 수준을 비교하려면 초시 합격률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