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터널을 벗어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기대가 아주 크다.”

개성공단에 섬유·봉제 공장을 운영했던 이종덕 영이너폼 대표의 말이다. 오는 27일 남북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성공단 연내 재개 등 남북 경협 활성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개성공단 관련 기업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언제든 공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김서진 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는 “남북 정상회담의 3대 의제인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 개선’ 중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기업은 대부분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다시 들어갈 것을 희망하고 있다. 문창섭 한국신발산업협회장(삼덕통상 회장)은 “저렴한 비용과 언어적 장점 때문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 중 99.9%는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개성공단 폐쇄 후 해외에 공장을 얻었지만 개성에 다시 공장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단을 조성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는 공단을 재가동하려고 검토에 들어갔다. LH에 따르면 폐기물처리시설과 정배수장을 복구하는 데 6개월가량 걸린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당장 개성공장 가동을 허용하더라도 기본 복구 기간이 최소 6개월은 걸린다는 얘기다.

정부는 2016년 2월10일 예고 없이 개성공단 폐쇄 결정을 내렸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때문이었다. 개성공단 기업은 철수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개성공단 투자기업은 124곳, 해당 기업을 상대로 영업한 식당 편의점 사무용품점 등 서비스업체가 66곳이었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해빙 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6월 초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변수다. 실제 재가동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엔의 북핵 제재와 연계된 상황이어서 남북이 합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이 정치적 군사적 이유로 철수할 경우 피해 대책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진수/문혜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