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건설(주)이 분양 중인 ‘세종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 상업시설. 2층 상가 대부분이 계약을 마쳤다.
제일건설(주)이 분양 중인 ‘세종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 상업시설. 2층 상가 대부분이 계약을 마쳤다.
아파트 출입구나 단지 안에 자리한 ‘단지 내 상가’에 대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아파트에 규제가 집중된 데다 오피스텔 수익률 하락으로 대체 투자처로 관심을 모으고 있어서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단지 내 상가 분양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단지 내 상가는 아파트, 오피스텔 하부층에 입주민 생활편의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보통 주거시설 분양을 마치고 상가를 분양한다. 근린상가보다 가격이 싼 편이고 아파트 입주민을 고정 수요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생활 밀착형 업종이 대부분이어서 공실 우려도 적다. 임차인을 잘 고르면 상가 전체의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도 있다.

분양마다 경쟁률 치열

경기 김포시 걸포동에서 지난 10일 청약을 받은 GS건설의 ‘한강메트로자이 2, 3단지 내 상가’는 총 33개 점포가 평균 11.3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 상가는 한강메트로자이 1~3단지 총 4229가구 입주민 고정 배후수요를 품고 있다. 올해 11월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 걸포북변역도 인접해 역을 이용하는 유동인구도 잡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GS건설이 지난달 강원 속초시 조양동 일대에 공급한 ‘속초자이 단지 내 상가’는 입찰 다음 날인 23일 오전에 계약을 모두 마쳤다. 상가는 연면적 1954㎡ 규모에 36실로 구성된다. HDC아이앤콘스 또한 아파트, 오피스텔과 함께 판매를 시작한 ‘논현 아이파크’ 상업시설이 계약을 단기간에 마쳤다.
[Real Estate] 단지 내 상가 잇단 완판… '상가 부활' 이끄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도 높은 낙찰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LH가 입찰한 단지 내 상가는 22개 점포 중 19개 점포가 낙찰됐고, 평균 123.4%의 낙찰가율을 보였다. 낙찰가율이 123%라는 얘기는 1억원 하는 상가를 1억2300만원에 매각했다는 의미다. 경기 화성동탄 A69블록 102호는 예정가가 2억6300만원이었으나 낙찰가는 4억5500만원을 기록했다. 173%의 낙찰가율이었다.

지난 2월 입찰을 시행한 LH 단지 내 상가도 15개 점포 중 14개 점포가 낙찰됐다. 평균 낙찰가율은 138%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 화성동탄 A69블록 101(호)는 예정가(2억8300만원)의 두 배 가까운 5억3287만원에 낙찰됐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주택시장에 규제가 강화된 데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상가 투자 열기가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피스텔은 수익률 떨어져 고전

상가는 다른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상가 투자 수익률은 중대형(3층 이상, 연면적 330㎡ 초과) 6.71%, 소규모 상가가 6.32%를 기록 중이다. 각각 전년 대비 0.37%포인트, 0.39%포인트 상승했다. 오피스텔 연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3월 서울 오피스텔 연평균 임대수익률도 4.82%다. 작년 3월보다 0.21%포인트 하락했다.

아파트 월세 비중이 줄어든 것도 상가로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요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3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월세 비중은 28.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2%포인트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다만 아파트 단지 규모만 보지 말고 역세권, 조망권, 특화설계 등 다른 상업시설과 차별점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선호도 높은 코너 상가의 경우 경쟁이 과열돼 고가 낙찰 가능성이 있어서다. 가격이 더 싼 2층 이상 점포에 투자할 경우 임대수익률이 더 높게 나올 수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추가적 금리 인상 시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이 도입된 것도 유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신규단지 내 상가 분양 잇따라

금성백조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C7블록에서 ‘동탄역 금성백조 예미지 3차’를 분양하면서 상업시설인 ‘애비뉴스완’도 함께 분양할 예정이다. 상가는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1만7295㎡, 182실로 공급된다. 아파트, 오피스텔의 고정수요를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탄테크노밸리의 관문에 있다. 동양건설산업은 경기 하남미사지구 내 주상복합용지 C1블록에 ‘파라곤 스퀘어’ 상업시설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상 2층까지 들어서는 이곳은 연면적 5만4061㎡ 규모로 300여 개 이상 점포로 구성된다. 단지 내 총 925가구 규모의 미사 동양파라곤의 고정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2019년 6월 개통 예정인 5호선 미사역과 지하로 연결된다.

제일건설은 세종시 2-4생활권 P3구역 HC2블록에 들어서는 ‘세종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를 분양하면서 상업시설도 동시 공급하고 있다. 상업시설은 지상 1~2층, 197실로 구성된 대규모 아일랜드형 테라스 스트리트몰로 조성된다. 지하 주차장부터 2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연결되며 에스컬레이터도 5개소 설치된다. 2층은 대부분 판매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은 여수 최대 규모의 바다조망 상업시설 ‘여수 웅천 디 아일랜드 스퀘어’를 전남 여수시 웅천동 일원에서 분양할 예정이다. 오피스텔(180실)과 레지던스(348실), 호텔로 구성된 복합단지다. 상가 연면적은 1만1721㎡며 삼면이 바다와 접해 있다. 바닷길을 따라 점포를 배치하고 1층 및 2층에 각각 데크설계(일부), 테라스(일부)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