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사태가 경제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회사 측과 정부, 산업은행이 정상화를 협의 중이지만 낙관하기 어렵다. 정치권이 나선 가운데 노조도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어 여러 주장과 해법이 뒤엉켜 있다. 특히 노조는 ‘총파업’까지 거론한 데 이어, 사측을 비난하고 정부 개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국회에서 했다. ‘노정(勞政)합작’으로 경제논리나 구조조정의 기본원칙을 무시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크다.

한국GM 노조는 지금의 상황을 냉철히 봐야 한다. 구조조정은 매우 고통스럽지만, 그 길만이 더 많은 일자리를 지킨다. 지난 4년간 3조원 규모의 적자를 내고도 지난해 이 회사의 1인당 평균임금은 8700만원에 달했다. 4년 새 20% 오른 데는 강성 노조가 있었다. 이런 식이 더는 안 된다. 정상화 때까지 ‘무분규 선언’이라도 하고 구조조정에도 앞서야 한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산성 하락과 노조의 강경 투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충칭 현대차 직원 월급 94만원(울산 800만원), 생산성 160(울산 100 기준)’을 강조한 송영길 의원의 트위터도 그래서 화제가 됐다. 한국 자동차업체 평균연봉은 9313만원(2015년)으로 도요타나 폭스바겐보다도 월등히 많다. 산업 자체가 경쟁국에 뺏길 수밖에 없는 고비용 구조다. 파견근무 허용, 대체근로 허용 등에 노조도 동의하면서 유럽의 자동차 생산기지로 떠오른 스페인의 변신을 봐야 한다.

한국GM만의 일도 아니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 전체가 현실과 변화를 냉정히 주시해야 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도 노조 협력 없이는 어렵다. 타협, 양보, 기득권 포기에 노조 스스로 나서고, 군살빼기도 자처해야 위기를 막는다. 과거 기업보국처럼, 노조보국(勞組報國)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