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들의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달팽이 크림’으로 유명한 잇츠한불이 ‘나홀로’ 선전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달팽이크림의 현지 생산이 시작됐고, 자회사에서 선보인 새로운 브랜드의 성적도 좋아 당분간 실적과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잇츠한불은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300원(2.13%) 내린 5만98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일 최근 1년 내 최고가(6만8900원)를 기록한 뒤 출렁이고 있지만 올 들어 31.72% 올랐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3.45%), LG생활건강(-9.17%), 한국콜마(-4.02%) 등 주요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달팽이 크림' 앞세워 중국시장 공략… 잇츠한불, 조정장서 선방
탄탄한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잇츠한불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2% 늘어났다.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웃도는 성과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잇츠한불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26억원, 64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08%, 42.7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강수민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전에 비해 영업 환경이 훨씬 좋아졌다”며 “따이궁(중국 보따리상)들의 구매 증가로 면세점과 수출대행 매출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중국 후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며 매출 증가도 예상된다. 서형석 리딩증권 연구원은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달팽이크림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게 돼 매출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며 “후저우 공장의 연간 생산 가능 물량은 3500만 개로, 매출로 환산하면 2000억원 규모”라고 분석했다.

자회사 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2016년 인수한 네오팜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140억원이었던 네오팜의 영업이익은 올해 18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증권사 윤창민 연구원은 “네오팜의 영업이익은 내년까지 연평균 27%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제약의 합성어) 회사인 네오팜은 아토팜, 리얼베리어, 더마비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잇츠한불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도 추진하고 있다. 오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 안에 입점해있던 잇츠스킨 매장 20여 곳을 철수하기로 하는 등 적자 매장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높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잇츠한불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22.1배로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사 평균(28.6배)보다 낮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