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2금융권 협회가 취업준비생들에게 새로운 ‘신의 직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 4000만원 초반대의 높은 초봉뿐 아니라 금융회사나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약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이르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손해보험협회가 시행한 정기 공채 서류전형에 1000여 명이 지원했다. 최종 합격자는 4명으로, 경쟁률이 250대 1에 달했다. 손보협회는 ‘묻지마 지원’ 등 허수 지원자를 가려내기 위해 원서 접수 방식을 기존 인터넷 접수에서 방문 접수로 바꿨다.

지난달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하고 있는 생명보험협회엔 5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손보협회와 마찬가지로 올해부터 방문 접수로 원서 접수 방식을 바꿨다. 최종 합격자를 4~5명가량 선발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쟁률이 100대 1이 넘는다. 지난달 4명의 신입사원을 뽑은 여신금융협회 정기 공채에도 600여 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50대 1이었다. 지난해 저축은행중앙회의 공채에도 9명 모집에 1000여 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00대 1을 웃돌았다.

지원자들의 상당수가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명문대 출신에 ‘고(高)스펙’을 갖췄다는 것이 2금융권 협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원자들의 토익 영어 점수도 900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여 년 전과 비교해 지원자들의 ‘스펙’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것이 협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은행과 대기업에 비해 2금융권 협회에 지원하는 ‘고스펙’ 대졸자가 많지 않았다”며 “최근엔 시중은행이나 대기업에 합격하고서도 협회에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한 협회 관계자는 “신입사원에게 지원 사유를 물어보면 협회가 민간 금융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덜할 것 같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2금융권 협회의 평균 초봉은 4000만원 초반대로, 지난해 기준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3855만원)을 웃돈다.

강경민/김순신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