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후에도 LG전자삼성전자의 세탁기 제품이 미국에서 ‘최고 제품’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혁신적인 성능과 품질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력 소비자 전문매체인 컨슈머리포트가 이달 선정한 ‘최고의 대용량 세탁기 15종’ 가운데 절반 이상인 8개가 한국산이었다. 먼저 고효율 전자동 세탁기 부문에서는 6개 모델을 최고 제품으로 선정했는데 LG전자 제품이 3개였다. 미국 켄모어와 월풀 제품이 각각 2개와 1개였다. 드럼세탁기 부문에서는 6개 모델 가운데 삼성전자 제품이 3개, LG전자 제품이 2개가 선정됐다. 나머지 1개는 켄모어 제품이었다. 마지막으로 교반기형(세탁조 중앙에 날개 모양의 휘젓개가 부착된 형태) 세탁기 부문에서는 월풀의 자회사 메이텍과 켄모어 제품이 각각 2개와 1개 선정됐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가 정식 발효된 지난 7일 이후에 나온 첫 번째 컨슈머리포트 평가 결과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성능과 품질이 좋은 한국산 제품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며 “고율 관세 부과로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겠지만 결국 소비자들은 혁신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슈머리포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3~5년간 LG·삼성은 세탁기 부문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며 “일정 부분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두 회사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세이프가드 영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