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중국 200호점인 청두 콴자이상즈점이 개점 첫날 빵을 사려는 소비자로 북적이고 있다. 콴자이상즈점 외관(왼쪽)은 중국 전통 방식으로 꾸며졌다.
파리바게뜨 중국 200호점인 청두 콴자이상즈점이 개점 첫날 빵을 사려는 소비자로 북적이고 있다. 콴자이상즈점 외관(왼쪽)은 중국 전통 방식으로 꾸며졌다.
파리바게뜨가 프랜차이즈 업체로는 드물게 중국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가맹점은 100개를 넘었고, 중국사업은 흑자로 돌아섰다. 대부분 프랜차이즈업체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지 파트너와 합작하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했지만 파리바게뜨는 직접 진출했다. 매장은 235개(가맹 128개, 직영 107개)로 늘어났다.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가파르게 가맹점이 늘면서 지난해 실적도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형 프랜차이즈’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직영점 넘어선 가맹점

파리바게뜨 중국법인에는 지난해 상징적인 사건이 있었다. 2016년 말 72개였던 가맹점 수가 지난해 50개 가까이 늘었다. 가맹점은 100개를 넘었을 뿐 아니라 직영점(107개)보다 많아졌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프랑스도 철수한 중국 시장서 파리바게뜨 '빵 터졌다'
파리바게뜨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을 모집했다. 2014년 테스트매장으로 7곳이었던 가맹점 수는 2015년 28개, 2016년엔 72개가 됐다. 국내 대부분 기업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고전한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가맹점 수가 68% 증가(121개)했다. 2월 현재 가맹점 수는 128개다.

이렇게 빨리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준비기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는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 진출을 준비했지만 첫 매장은 2004년 9월(상하이 구베이점)에야 열었다. 10여 년간 중국의 식음료, 외식시장, 상권을 조사하고 분석했다. 가맹점을 낸 것도 그로부터 10년 후다. 그 기간 시장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조성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HSBC국제골프대회, F-1경기대회 등 대형 행사 파트너로 참여하고 신뢰·품질·서비스가 우수한 기업에 주는 ‘AAA브랜드’상 등을 받으면서 현지에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지화·프리미엄 전략 적중

중국 베이커리 시장은 연 30% 이상의 속도로 성장한다. 많은 글로벌 업체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빵의 종주국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유명 브랜드 ‘폴’과 ‘포숑’도 결국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파리바게뜨는 다른 글로벌 브랜드와 달리 현지화에 집중했다. 신제품의 40% 이상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현지화 제품으로 개발한다. 이 같은 현지화 제품 중 대박 나는 상품이 많다.

‘입이 더러워지는 빵’이란 뜻의 ‘짱짱바오(티라미수 페이스트리)’가 대표적이다. 페이스트리에 초코가루를 잔뜩 묻힌 제품으로 손과 입 주변에 초코가루가 묻는 특징을 제품명으로 표현했다. 어린이층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의 월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달한다.

중국 업체에 비해 고급스러운 제품에 집중하고 프랑스에 진출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것도 성과가 있었다. 고급 주택가를 비롯해 베이징 중심 쇼핑몰 ‘더플레이스’, 서울의 명동과 같은 베이징 왕푸징 등 주요 중심상권에 매장을 냈다. 임희준 파리바게뜨 베이징법인 상무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에 더해 고수익을 내는 매장의 입소문이 나면서 공산당 출신, 대형 쇼핑몰 부동산 개발자 등 유력가들이 가맹점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바게뜨 효과로 중국베이커리공회 등 제과업계 주요 기관이 연수 지역을 유럽 등에서 한국으로 바꾸는 사례도 있었다.

파리바게뜨는 중국 13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청두 등 내륙으로도 확장해 올해 중국 매장 수를 3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