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투자처 전국으로 넓히면 수익 올릴 곳 많다"
부산 출신인 주지오 씨(32·사진)는 군대에서 전역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청년이다. 주씨가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 8000명의 회원은 그가 전역하기만 기다렸다. 지역별 시장 전망을 듣기 위해서다. 주씨는 자신을 기다려준 회원들을 위해 서울과 부산, 수원 등 전국을 오가며 무료 강연을 하고 있다. 사비 1000여만원을 들여 제작한 강의교재도 나눠준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든 수백 장짜리 전국 입주물량 자료에 자신이 갖고 있는 부동산 지식을 아낌없이 공유한다. 그는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삶이 즐겁다고 했다. 부동산 투자를 통해 20대에 일찌감치 경제적 자유를 얻은 비결과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수익 모델이 뭔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액만큼만 지급하고 집을 사는 투자다. 전세가격은 수요자들이 기꺼이 지급하는 가격이기 때문에 거품이 없다.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극단적으로 좁혀졌다면 매매가격에도 거품이 전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향후 2년 동안 입주 물량이 필요 가구수에 비해 부족하다고 가정해보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전셋값은 올라간다. 전셋값에 밀려 매매가격도 올라간다. 투자 대상은 이처럼 향후 2~3년간 신규 입주물량이 부족한 곳이다. 입주 가구수가 필요 가구수보다 부족한 곳에 투자한다. 필요 가구수는 전체 가구수에 0.005를 곱해 산정한다. 여러 교수가 낸 논문을 보니 필요 가구수 추정이 제각각이었다. 이들의 평균 수치가 0.005다.”

▶적정 공급량은 광역으로 판단해야 하나.

“우선 기초자치단체별로 봐야 한다. 이후엔 생활권인데 여기서 발품이 중요하다. 거주민이 어디로 출퇴근하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동선이 겹치는 곳은 영향을 함께 받는다. 예컨대 서울 강동과 경기 하남에 입주 물량이 많다면 분당이 영향을 받는다.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의 대체지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서울 도심 출퇴근권인 경기 일산은 경기 김포와 파주의 물량에 영향을 받는다. 지방에서 대전 유성구의 경우 세종시에서 새 단지가 입주할 때마다 전셋값이 크게 흔들렸다. 지금은 세종의 전셋값이 낮은 편이지만 4생활권이 완성되면 가격이 오르면서 대전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 대상은 어디인가.

“전국을 투자 대상으로 삼으면 언제나 투자할 곳이 있다. 2005년 이후 전국이 제각각 움직이고 있어서다. 수급 여건이 지역마다 다른 까닭이다. 요즘 강남처럼 너무 뜨거운 시장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뜨거운 물엔 데이기 십상이다. 투자 목적이라면 지금 서울 강남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집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수익률에 비해 리스크가 크다고 본다. 재건축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낮아 투자금이 많이 들기도 한다.”

▶투자 시 최대 금액은.

“한 채당 50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투자금액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매입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잔금 일은 계약 시점으로부터 3개월 후로 잡는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서다. 비수기에 계약해서 성수기에 전세를 맞추면 투자금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장마철과 11~12월이 가장 비수기다. 나홀로 아파트나 주상복합은 철저히 피한다.”

▶인구가 줄어도 전셋값이 오르나.

“인구가 줄어도 전세 수요는 늘어난다. 세대 수가 쪼개지는 까닭이다. 부산은 1995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인구가 증가한 적이 없다. 그런데 집값은 많이 올랐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가 결혼 후 분가를 선택하다 보니 집이 더 필요해진 것이다. 인구 2만 명이 감소하는 동안 1만5000가구가 증가했다. 공급이 안 된다면 당연히 집값이 오른다. 물론 입지 좋은 신축 아파트가 가장 앞서간다.”

▶오피스텔 원룸 등 수익형 부동산 전망은.

“강의할 때 ‘아무리 부동산이 떠도 원룸형 오피스텔은 절대 사지 말라’고 말하는 편이다. 명확한 이유가 있다.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오피스텔 공급이 너무 많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대체재인 도시형생활주택도 엄청나게 공급됐다. 빈집이 생겨날 정도로 많이 지었다. 그러다 보니 월세가 안 올랐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른다면 자연히 오피스텔 공급이 줄어들 것이다. 오피스텔 입주물량이 급감하는 시점에 투자를 고민하면 된다.”

▶혼자서 열심히 정리한 전국 입주 물량 데이터를 공짜로 공개하는 이유는.

“24세 때 처음 강의를 했다. 보잘것없는 대학생에게 열광해주던 이들이 고마웠다. 수강생들은 나를 만나기 위해 소중한 시간을 쓰는 이들이다. 적어도 시간 아깝다는 얘기는 듣지 말아야 한다. 제대 후 무료특강을 진행 중이다. 대관료와 교재비까지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공짜로 진행한다. 2년여의 공백이 있었는데도 잊지 않고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베푸는 것이 궁극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된다.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 실력도 늘어난다. 다양한 의견을 접하면서 독단적으로 빠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그저 편하게 살고자 한다면 유료 컨설팅을 하면 될 것이다. 제의도 있었지만 한 번도 고려해본 적은 없다. 사학자가 꿈이었는데 도시계획을 전공(박사과정)했고 지금은 부동산 투자자가 됐다. 역사와 지리로 경제를 풀어내는 사회과학 책 집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도시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낼 예정이다. 모든 도시가 대상이다. 이 책 하나만 읽어보면 그 도시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같은 필독서로 만들 생각이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