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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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총정치국장을 지내다가 최근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황병서로 추정되는 인물이 김정일 생일 기념 관련 행사들에서 잇따라 포착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6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을 때 황병서로 추정되는 인물이 김경옥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홍승무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과 같은 줄에 서 있었다. 앞서 전날엔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일 생일 76돌 경축 중앙보고대회 영상에서도 황병서로 추정되는 인물이 행사장 객석에 앉아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그는 이 행사에서도 노동당 부부장들과 나란히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황병서는 군복을 벗고 노동당 부부장급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영상에서 확인된 인물이 황병서인 것으로 보인다”며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있는 사람들을 봤을 때 황병서는 노동당 부부장급으로 복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주도로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이 진행됐다”며 “검열 결과 황병서는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됐고, 현재 김일성고급당학교에서 사상 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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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출신이다. 김정은의 생모인 고용희의 신임을 받으며 일찍부터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군사 담당)으로 소개되며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했으며, 2010년 9월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은이 대장 칭호를 받을 때 군 중장(별 2개) 칭호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김정은 체제 들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올랐고, 2014년 5월에는 최룡해의 후임으로 북한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에 임명됐다. 군 계급도 대장을 거쳐 차수(대장 위의 계급)까지 올랐다. 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자리까지 꿰찼지만, 지난해 10월 군 총정치국에 대한 당 조직지도부의 검열을 통해 처벌을 받으면서 정치적으로 추락했다.

황병서가 강한 처벌을 받은 다른 총정치국 간부들과 달리 비교적 빨리 중앙 정치무대에 복귀했다면, 이는 그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이 남다르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