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게임, 유통 등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는 내수 소비주에 관심을 둘 때라고 봅니다.”

김진성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 중소형본부장(이사·사진)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중소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지난 2년간 한국 증시는 대형주가 이끌어왔는데 앞으로 중소형주가 바통을 이어받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이런 현상이 도드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엔터·게임·유통 등 중소형 내수주에 관심 둘 때"
김 본부장은 중소형주를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원화 강세를 꼽았다. 그는 “원화 가치가 높아진다는 얘기는 원론적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탄탄해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경기회복 가능성이 커지면 내수 위주의 중소형주에 온기가 돌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수출주의 실적 증가세가 지금보다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실적개선 모멘텀에서도 중소형주가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도 중소형주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덧붙였다.

그는 “올 들어 중소형주 상승폭이 커지자 오를 만큼 오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여전히 대형주에 비해서는 상승 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와 달리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매력이 다른 종목에 비해 독보적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를 정점으로 구성된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본부장은 트러스톤운용이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일반투자자 대상의 공모형 중소형펀드를 출시한 것도 이 같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트러스톤운용은 기관투자가만을 대상으로 6000억원 규모의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해오다 지난해 12월19일 ‘트러스톤핀셋중소형펀드’를 선보였다. 김 본부장은 “대형주 쏠림 현상이 중소형주로 바뀔 것이라는 확신에서 공모 펀드를 내놨다”며 “출시일 이후 두 달도 되지 않았지만 지난 1일 현재 수익률이 16.8%에 달해 출발이 좋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코스닥시장과 유가증권시장의 중소형주에 자금의 60%를 투자한다. 투자종목은 50개 안팎이다.

김 본부장은 중소형주 중에서도 내수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레저업종은 물론 홈쇼핑 등 유통 관련 주식의 상승이 예상된다”며 “경기가 살아나면 자연스럽게 매출이 늘어나는 종목들”이라고 말했다. 면세점과 화장품, 여행, 호텔 등 이른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피해주’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헬스케어도 유망업종으로 분류했다. 트러스톤핀셋중소형펀드는 의료장비업종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다만 제약업종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매출과 이익 등이 현재 주가 상황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 본부장은 코스닥150지수 등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가 증시를 주도하는 장세에서는 지수를 따라가기만 해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중소형주 장세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형 시장을 주도할 만한 종목에 투자하는 방법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