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해킹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을 이용해 수도 베이징에서 오스트리아 빈까지 이미지와 신호를 주고받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2016년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위성을 쏘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6월 최장거리 통신에 성공했다.

중국 신화통신 등은 중국과학원과 중국 허페이 과학기술대, 오스트리아과학원 우주연구소 연구진이 양자통신 실험위성 ‘무쯔(墨子)호’를 이용해 중국 베이징 동북부 싱룽과 7600㎞가량 떨어진 오스트리아 빈 남쪽 그라츠를 잇는 대륙 간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다고 23일 전했다. 당시 실험은 지난해 9월에 진행됐지만 결과는 지난 19일 발행된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공개됐다.

양자암호통신은 광자 하나에 정보를 실어나르는 통신기술이다. 광자 하나에 1비트(bit) 정보를 보내는 데 이 신호를 딱 한 번만 해석할 수 있다. 신호가 무작위로 생성되기 때문에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한 번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을 정하면 다른 사람은 절대 열어볼 수 없다. 누군가 정보를 열어보면 신호가 깨지기 때문에 해킹 시도를 즉각 알아차릴 수 있다. 송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해석이 불가능해 ‘가장 안전한 꿈의 통신기술’로 불린다.

군 통신에 양자암호를 이용하려는 중국은 2016년 8월 세계 최초의 양자통신 실험위성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6월 칭하이 더링하 기지와 1200㎞ 떨어진 윈난 리장 기지 사이에 양자 얽힘 상태의 광자(빛 알갱이)를 전송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이번 대륙 간 양자암호통신 실험에서 싱룽 기지와 그라츠 기지는 무쯔호 중계에 따라 양자암호 키를 1초마다 무작위로 바꾸는 방식으로 75분 동안 화상 회의를 했다. 무쯔호는 총 2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주고받았다. 현재까지 양자통신위성을 발사한 나라는 중국 외에는 없다. 유럽 위성통신 업체인 유텔샛은 2019년쯤 양자통신위성 ‘유텔샛 퀀텀’을 발사할 예정이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2022년쯤 양자통신위성을 쏘아 올리기로 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