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리온 페이스북 캡처
사진=오리온 페이스북 캡처
'바스락~'

라면이나 과자를 먹기 위해 봉지를 뜯다 보면 나는 소리입니다. 라면, 과자가 담긴 그 어떤 봉지를 열어도 이 소리가 나죠. 또 각기 다른 회사 제품이더라도 포장 뜯는 소리는 같습니다.

이들 봉지의 공통점은 모두 내부가 '은색'이라는 점입니다. 도대체 왜 라면이나 과자 봉지 안쪽은 은색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신선도를 유지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라면이나 과자가 산소를 만나면 '산패(지방류의 유기물이 산소·열·세균에 의해 분해 또는 산화되는 현상)'라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산패된 것을 먹게 되면 당연히 몸에 좋을리 없겠죠.

또 라면이나 과자는 보관을 잘 못하면 눅눅해지고 맛이 떨어집니다.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제품 포장시 산소차단성, 내충격성, 차광성 등 기능이 있는 포장재를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재질은 찾기 힘들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부분 여러 종류의 포장을 적층시킨 다층포장재를 사용하죠. 2~3겹 이상의 PP(폴리프로필렌), PE(폴리에틸렌),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알루미늄박 등을 접착해 만듭니다.

특히 알루미늄 박은 제품을 습기와 고온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내용물의 습기를 차단해 눅눅해지는 것을 막고, 햇빛 등 열을 받아 변형을 막아줍니다.

신선도를 유지시켜주는 이 알루미늄 필름이 은색을 나타내기 때문에 봉지 내부가 은색을 띠고 있는 것이라고 하네요.
사진=농심 페이스북 캡처
사진=농심 페이스북 캡처
알루미늄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은 일반 비닐의 경우 산소가 스며들 수 있다고 합니다. 비닐에 있는 아주 미세한 구멍보다 산소 분자가 더 작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알루미늄 박은 빛 또는 공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제품의 포장재에 주로 사용됩니다.

알루미늄 막을 포함한 여러겹의 포장재는 봉지 내부의 질소가 빠져 나가는 것을 방지해 주고, 외부 인쇄물이 내부에 스며드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라면, 과자, 커피믹스, 즉석 카레 등의 포장재가 대표적입니다.

이렇게 봉지를 뜯은 라면을 대부분 냄비에 넣어 끊이지만 가끔 뜨거운 물을 넣고 그냥 먹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일명 '뽀글이 라면'이라고 하죠. 면이 익을 만큼 뜨거운 물이 봉지에 닿으면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다층 식품포장재를 구성하는 재질 중에서 식품 접촉면에 주로 사용되는 것은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입니다. 여기에는 가소제(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화학첨가물) 성분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환경호르몬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하네요.

하지만 뜨거운 물 때문에 라면 봉지가 찌그러져 물이 밖으로 흘러나오면 손이 데일 수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봉지 겉면에 나온 조리법에 따라 조리하는 게 안전해 보입니다.

라면 외에도 커피믹스 봉지 역시 뜨거운 물에 닿는 경우가 많습니다. 봉지를 스푼 대신 커피를 젓는 용도로 많이 쓰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경우 인쇄면에 코팅된 필름이 벗겨지면서 인쇄 성분이 커피에 남을 수 있습니다. 봉지 절취선 부근에 납성분도 있다고 하니, 주의해서 섭취해야겠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