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롯데, 올 IB시장의 중심… 바이오·제약 2년 연속 거래 활발할 것"
올해 투자은행(IB) 거래(딜)가 가장 많이 나올 그룹으로 SK와 롯데가 꼽혔다. SK는 신사업 모색, 롯데는 승계 관련 거래가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 중에는 ‘바이오·제약’이 IB 전문가들의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올해 자본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초대형 IB의 단기금융업무 인가에 따른 직접투자 확대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SK와 롯데가 IB 거래 주도할 듯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IB업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그룹은 SK라고 답했다. SK는 응답자 34.7%의 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2위인 롯데그룹(17.97%)보다 두 배가량 많은 표를 받았다.

SK는 지주회사인 SK(주)를 통해 국내외에서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SK브로드밴드 회사채 발행, SK E&S의 발전소 지분 매각 등 계열사별로 다양한 IB 거래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자금 조달을 위해 호텔롯데 등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SK는 신성장 발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 같은 기업 부문에서도 40.45%의 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최근 CJ오쇼핑과 CJ E&M 합병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고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CJ가 2위(21.35%)를 기록했다. 지난해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VR)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연이어 인수한 삼성이 3위(13.48%)에 올랐다.

롯데는 경영권 강화와 승계 관련 이슈로 지배구조 개편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될 것 같은 그룹 부문에서 26.87%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현대자동차(20.9%), 한화(16.42%), 삼성(8.96%) 순이었다.

두산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가장 시급한 그룹으로 지목됐다. 응답자 가운데 32.94%가 두산에 대해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두산은 두산엔진과 두산밥캣의 포터블사업 매각을 통해 신규 자금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20%), 현대중공업그룹(12.94%), 한진그룹(9.41%), 이랜드그룹(8.24%) 등도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곳으로 꼽혔다.

◆IB 거래 가장 활발한 업종은 바이오·제약

바이오·제약(응답률 17.61%)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IB 거래가 가장 활발할 업종으로 꼽혔다. CJ헬스케어 매각을 기점으로 제약업계의 합종연횡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바이오 진단키트 업체 젠바디와 중견 제약사 알리코제약, 동구바이오 등은 IPO에 나서고 있다. IB 관계자는 “노령인구 증가에 따라 바이오·제약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고성장을 위한 자금조달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전기전자 및 부품’이 15.33%로 그 뒤를 이었다. ‘게임·엔터테인먼트·미디어’와 ‘조선·해운·물류’는 각각 12.06%, 10.69%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 IB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는 ‘단기금융업무 인가에 따른 초대형 IB의 직접투자 확대’(26.08%)가 꼽혔다. 이어 ‘재벌개혁 압박에 따른 대기업그룹 지배구조 개편 거래 증가’(17.59%), ‘사모펀드(PEF)들의 기업 M&A 확대 또는 보유기업 매각’(17.44%) 등으로 나왔다.

이동훈/이고운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