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갑질' 제보의 45% 차지…수당폐지·휴게시간 확대 순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횡행… 상여금, 산입범위 포함이 최다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되자 근로자 임금을 적게 주기 위한 각종 '꼼수'가 횡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16.4% 올라 시간당 7천530원이 됐다.

월급으로 따지면 약 20만 원 정도가 오른 셈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이달 20일까지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200여 건의 '최저임금 갑질' 제보가 들어왔다고 22일 밝혔다.

이 가운데 제보자가 확인된 이메일 제보 77건을 분석한 결과, 한 달 이상 간격을 두고 주던 상여금을 매달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꿔 최저임금 산정 범위에 포함하는 등 상여금을 삭감하는 '상여금 갑질'이 35건(45%)으로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법은 매달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최저임금에 산입하도록 규정한다.

상여금을 매달 지급하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돼 기본급을 그만큼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일부 업주가 악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단체 측은 설명했다.

이어 식대 등 수당 폐지가 16건(21%), 서류상으로만 휴게시간을 늘리고 근로시간은 줄이는 휴게시간 확대가 15건(20%)으로 집계됐다.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구조조정(해고)을 한다는 제보는 1건이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기업이 대량해고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최저임금과 관련한 제보 내용은 임금삭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설명했다.

직장갑질119는 또 지난 12일 고용노동부와 면담을 하고 제보 내용이 확실한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 10곳에 대해 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뢰성이 높은 제보 내용에 대해 조사를 거쳐 고용부에 신고해 최저임금에 관한 불법·편법 행위를 바로잡을 예정"이라며 "고용부에 신고해도 시정되지 않으면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