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경기 하강이 예상되는 지표가 나왔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도 3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 회복에 ‘경고등’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작년 11월 기준 경기선행지수(CLI)는 99.9를 기록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국면, 미만이면 경기 하강 국면으로 해석된다.

한국 OECD 경기선행지수, 38개월 만에 '100' 밑으로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2014년 9월(99.8) 후 38개월 만이다. 한국 선행지수는 작년 2~4월 100.8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하강하다가 작년 11월 99.9까지 주저앉았다. 이 같은 흐름은 OECD 전체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다.

통계청 선행지수도 작년 9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통계청은 경기 하강 국면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경기 호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확신하기 힘든 상황에서 내수 소비 증가가 본격화하지 않으면 올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경기가 내리막길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2011년 7월(99.7)부터 2014년 10월(100.0)까지 3년 넘게 100을 넘지 못했다. 그러다 2014년 11월 100.2로 100의 벽을 넘어선 뒤 꾸준히 100 이상을 유지했다.

특히 작년 2월부터 3개월간 100.8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이후 하강하다가 작년 11월 100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OECD 전체 경기선행지수는 한국과 반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3월 100을 기록하고 조금씩 상승해 11월에는 100.2를 기록했다. 2015년 6월(100.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세계 경기 회복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다.

OECD 지표뿐 아니라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경기 예상 지표도 흐름이 좋지 않다. 작년 11월 기준으로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101.2를 기록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부터 3개월 연속 전월보다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은 경기 예상 지표가 부정적인 신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분명하지만 경기 추세가 하강할 것으로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부정적인 신호라는 점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경기가 하강할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코스피지수나 장단기 금리 차 등 최근 지표를 보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