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현 LG전자 사장
송대현 LG전자 사장
LG전자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에어컨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확장된다고 보고 매출액이 두 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LG사옥에서 가진 '2018년형 LG 휘센 에어컨' 신제품 발표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한 신제품은 LG전자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인 딥씽큐(DeepThinQ)를 탑재한 ‘휘센 씽큐 에어컨’이었다.

송 사장은 "얼마 전 CES(세계가전전시회)에서 LG전자의 인공지능 브랜드와 제품 발표회를 가졌는데, 성공적으로 선보였다고 자신한다"며 "작년이 시작하는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휘센 씽큐 에어컨은 에어컨은 물론 LG전자가 내놓은 가전제품 중에서도 처음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인 '딥씽큐'를 적용한 모델이다. LG전자는 1968년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에어컨을 출시했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에어컨에 인공지능을 탑재한데 이어 올해는 '인공지능 스마트케어'로 한단계 진화하게 됐다.

인공지능 스마트케어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서 학습해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휘센 씽큐 에어컨에 스마트케어를 4일 정도만 사용해도 어느 정도 집안과 사용자에 맞게 조절된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사용자가 제품 공부→제품이 사용자 공부로 '진화'

기존 휘센 에어컨의 인공지능은 사람이 주로 머무르는 공간을 학습했다. 이에 비해 신제품은 온·습도, 공기질, 생활환경 등은 물론 고객이 에어컨을 사용하는 패턴, 사용자의 언어까지 학습한다. 사용자가 에어컨을 오래 사용할수록 제품이 스스로 주변환경과 고객 기호에 맞춰 최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전에는 사용자가 제품 사용방법을 익혔다면 이제는 제품이 스스로 고객을 공부한다는 얘기다.

한 단계 올라선 제품을 내놓은 만큼 매출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이감규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작년에 LG전자의 에어컨 판매수량은 다소 줄었지만, 매출액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나 가전용 에어컨 매출 중 20%까지도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대현 LG전자 사장
송대현 LG전자 사장
LG전자는 지난해 경남 창원에 위치한 에어컨 생산라인의 가동률이 113%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의 가동률이었다. 이 중 작년에 처음 내놓은 AI 에어컨은 전체에서 10% 가량의 매출을 차지할만큼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올해에는 제품이 향상된데다 모델도 다양해진만큼 매출이 두 배 가량 오르고 전체에서도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 휘센 에어컨 신제품은 37종으로 가격은 출하가 기준 200만~470만 원이다. 이 중 딥씽큐가 탑재된 모델은 고가에 집중됐다. 냉방 기능 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 기능도 강화됐다. LG전자는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한 스탠드형 에어컨 모델수를 지난해 10개에서 올해 15개로 늘렸다.

사계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부터 에어컨 라인을 3월 중순부터 풀가동하고 있다. LG전자가 작년 4분기에 생산한 에어컨은 연간 생산량의 20%에 육박할 정도다.

◆인공지능+듀얼 인버터 컴프레서 기술…"에너지 효율 높여"

송 사장은 에너지 절감 부분도 강조했다. 인공지능으로 가동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고, 기계적으로는 냉매를 압축하는 장치인 실린더를 2개로 한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신제품의 인버터 제어 기술은 희망온도에 도달하기까지는 빠르게 작동해 실내를 빠르게 냉방하고, 희망온도에 도달하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더군다나 딥씽큐가 판단하는 주위 환경에 따라 실내를 보다 빠르게 냉방해주는 ‘쾌속’ 모드와 효율을 높이는 ‘쾌적’ 모드에 최적화되게 된다. 이를 통해 신제품은 기존보다 에너지 효율이 30% 높다는 설명이다.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는 한 번에 보다 많은 냉매를 압축할 수 있기 때문에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기존 에어컨보다 에너지 효율이 15%가량 높고, 정속형 컴프레서 모델과 비교하면 에너지 사용량이 63%까지 줄어든다. 한 달 전력소비량이 300kWh인 가정에서 휘센 싱큐 에어컨(모델명: FQ17D8DWBN)을 하루 8시간 사용했을 때 늘어나는 한 달 전기료는 1만5160원이다. 하루 전기료가 500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송 사장은 또 LG전자 인공지능의 장점으로 '개방성'을 꼽았다. 이날 발표회에도 구글, 아마존, 네이버, SKT, KT 등 여러 기업들이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와 연동되는 시연을 했다.

고객들은 다양한 스피커를 사용해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에어컨이 주변환경에 따라 실시간으로 쾌속, 쾌적 등 어떤 방식으로 실내를 냉방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홈챗 기능을 활용하면 카카오톡, 라인 등의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송 사장은 "LG전자는 고객들에게 최적의 인공지능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독자 플랫폼인 딥씽큐 외에도 외부의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며 "휘센 에어컨에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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