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그룹과 은행들이 혁신적인 인사 시스템 및 제도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신한금융은 이달 부부장급(부지점장)부터 직급별로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선발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개인 인사고과를 공개하고, 본부 부서 및 해외 지점 인력 공모제도도 시행할 예정이다. 철저히 비공개로 가려져 있던 인사 시스템이 올 들어 투명하고 체계적인 관리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지점장부터 CEO 후보로 관리한다"… 금융권 인사 실험에 주목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각 계열사 대표 및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던 ‘2018 신한경영포럼’의 최대 화두는 ‘경영리더 육성 제도’였다. 신한금융은 임원뿐 아니라 부장 및 부부장도 직급별로 경영리더를 선발해 관리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신한금융은 이달 부부장(부지점장) 및 부장(지점장)에서 직급별로 10% 안팎을 경영리더로 선발할 계획이다. 차세대 리더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경영성 인재’와 그룹 핵심사업과 전략 방향에 따라 최고 전문성을 보유한 ‘전문성 인재’로 나눠 경력관리에 들어간다. 은행, 금융투자, 생명 등 각 계열사를 아우를 수 있는 별도 경력개발계획(CDP)을 수행하고, 맞춤형 교육과 멘토링도 지원받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 명단은 매년 정기적으로 재평가를 통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인사정보 시스템을 통해 개인별 인사고과를 공개하고, 본부 부서나 해외 지점 인력은 공모제를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채용비리 문제로 심하게 홍역을 치른 뒤라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방점을 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은 호봉에 따라 승진 여부 등을 추측하는 정도였다”며 “인사고과를 통해 개인 성과와 평판도 가늠하고 경력 관리 계획을 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인사담당 임원은 “과거처럼 논공행상과 사내 네트워크에 따른 인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