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오모 사피엔스' 가 대세
내년에는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고용 여건이 개선되겠지만 임금은 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2018년 글로벌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정치 경제 산업·경영 기술 에너지·자원 사회·문화 측면에서 ‘임금 인상 없는 경기 회복’ 등 10가지 흐름이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 선진국의 고용주들이 정규직보다 임금 수준이 낮은 임시직 고용을 선호하고 있다”며 “업종별로도 음식·숙박업 등 저(低)임금 업종에서 일자리가 늘어나지만 양질의 일자리인 금융·제조업의 일자리 회복 속도는 저조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더딘 임금 상승 속도가 소비를 위축시키고 통화 긴축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또 ‘글로벌 스트롱맨’의 두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지도자들이 자국우선주의를 심화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등장’도 내년 주요 특징으로 제시됐다. 파월 차기 의장이 온건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경제 상황, 2018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성향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시진핑 정부 2기가 내년에 공식적으로 시작된다는 점도 10대 흐름 중 하나로 꼽혔다. 시진핑 정부 2기는 금융산업 건전화, 과잉 생산 구조조정 등 경제 개혁을 내세웠다. 자칫 개혁으로 촉발된 중국 경제의 혼란이 한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또 선진국의 법인세 인하와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글로벌 기업의 리쇼어링(본국 회귀)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이 가속화해 ‘오모(OMO:online merges with offline) 사피엔스’가 등장한다는 점도 내년 나타날 특징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경쟁자 여부, 업종, 규모를 가릴 것 없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는 ‘하이퍼-코피티션(hyper-coopetiton)’이 확산되고,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 맞선 ‘글로벌 시민의식’이 부상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