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고공행진… '금귤' 된 제주감귤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이 ‘금귤’이 됐다. 예년보다 당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져서다.

1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노지감귤 도매가격은 1㎏에 1503원으로 전년 동월(1342원) 대비 12% 상승했다. 농경연은 “이달 출하량이 전년 대비 1%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은 전년 대비 상승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귤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예년보다 전반적으로 우수한 품질의 감귤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다. 한국과수농협연합회 관계자는 “올해 감귤은 수확기인 10월 중순부터 일조량이 증가해 색깔이 고와지고 당도도 높아졌다”며 “맛이 좋다 보니 재구매율이 올라가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농경연 관측자료를 보면 11월 노지감귤의 당산비(단맛과 신맛의 비율)는 10.9로 전년(10.3)보다 상승했다. 당산비가 좋을수록 신맛보다 단맛의 비중이 높아 감귤 맛이 좋다.

감귤의 여러 효능에 주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2일 감귤이 인지능력과 기억력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농진청과 제주대 연구팀이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감귤 추출물을 투여한 그룹의 새로운 사물 인지능력이 약 50%, 공간 인지능력은 2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력 장애 증세를 개선하는 신경영양인자단백질(BNDF) 발현이 증가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귤에는 파인애플의 4배, 사과의 8배에 달하는 비타민C가 들어 있다. 특유의 신맛을 내는 구연산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피로해소에도 효과적이다. 귤껍질과 속껍질에는 변비와 설사를 예방하는 식이섬유와 펙틴이 풍부하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