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CEO의 자신감… 또 자사주 매입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올 들어 두 번째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내년 신규 화학공장 가동에 따른 실적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알 감디 CEO는 지난 11일 1억2614만원을 들여 자사주 1060주를 장내 매입했다. 매입단가는 당일 종가인 주당 11만9000원이다. 알 감디 CEO는 지난 2월에도 자사주 1159주를 사들였다. 당시 매입 가격은 주당 8만1000원이었다. 자사주 투자로 4600만원가량의 수익을 낸 것이다.

에쓰오일의 올해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인 지난해 1조6929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1조4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최근 주가는 12만원대로 역대 최고치인 2011년 4월 17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회사 측은 알 감디 사장의 자사주 매입이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에쓰오일 CEO로 취임한 알 감디 사장은 취임 1년을 맞은 지난 8월 ‘2025년까지 영업이익 3조원, 시가총액(발행 주식 수에 주가를 곱한 것)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비전 2025’를 선포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내년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장이 4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은 원유에서 가스·경질유 등을 추출한 뒤 남는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동시에 건설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ODC)은 RUC 시설에서 생산되는 프로필렌을 원료로 프로필렌옥사이드와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화학 공정이다.

증권업계는 부가가치가 높은 이들 석유화학 공장에서만 연간 6000억~8000억원의 추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럴 경우 에쓰오일의 내년 전체 영업이익은 2조원을 웃돌게 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알 감디 CEO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회사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진행 중인 대규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