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신흥국 중에서도 단연 ‘떠오르는 별’이다. 중국의 대안시장으로 관심이 높아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에서도 핵심 국가다. 베트남의 강점은 약 1억 명에 달하는 젊고, 부지런하며, ‘해보자’는 의욕이 충만한 국민이다. 거리 젊은이들의 활기찬 표정은 1970~1980년대 한국의 고도성장기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풍부한 인력이 역설적으로 베트남의 최대 고민이다. 한참 낙후된 교육시스템이 이제는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배우려는 학생은 넘쳐나는데 교육 인프라도, 가르칠 사람도, 체계적 커리큘럼도 모두 열악하다. 호앙꽝퐁 베트남 상공회의소 부회장의 “풍부한 노동자원은 더 이상 장점이 아니며, 급속한 자동화 시대에 낮은 노동생산성은 미래에 치명적일 것”이란 말에서 절박함을 읽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 교육부, 베트남 교육훈련부와 한경이 공동주최한 베트남 글로벌인재포럼(13~15일)이 베트남에 던진 메시지는 현지 정·관·재계 인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국가 미래는 ‘인력(人力)’을 ‘인재(人材)’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달려 있음을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이다. 당장 부득담 베트남 부총리가 김상곤 교육부총리에게 감사를 표하며 베트남에서 해마다 인재포럼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양국 교육부는 실무급 공동위원회 순환 개최와 베트남 인재포럼의 연례화에 합의했다.

첫 해외 인재포럼의 성과에 반신반의했던 김 부총리도 “이번 행사를 통해 ‘교육 한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자신했다. ‘교육 한류’가 본격화하면 베트남 등 동남아에 교육시스템 수출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두터운 ‘지한(知韓)그룹’을 형성할 수 있다. 국가의 동량(棟梁)이 될 인재에 투자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외교·경제협력 전략이기도 하다. 이는 K팝 등 한류의 반짝 효과에 비할 바가 아니다.

베트남의 ‘자조(自助) 의지’와 한국의 ‘인재육성 노하우’가 합쳐지면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정부가 공들이는 ‘신(新)남방정책’이 아세안과의 경제·외교·안보 협력에 머물지 않고, 긴 안목의 상생모델을 진화하는 데 교육이 기여할 여지가 많다. 교육으로 성공한 ‘한강의 기적’을, 하노이 시내를 흐르는 홍강에 전수해 ‘홍강의 기적’을 만들어낼 것을 확신한다. 이번 베트남 인재포럼이 그 출발의 큰 걸음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