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금융그룹이 2조8000억원을 들여 랜드마크빌딩 4곳의 매입을 추진 중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신도시 알파돔시티 주변 모습. 제2·3판교테크노밸리 개발 호재까지 겹치면서 인근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경DB
미래에셋금융그룹이 2조8000억원을 들여 랜드마크빌딩 4곳의 매입을 추진 중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신도시 알파돔시티 주변 모습. 제2·3판교테크노밸리 개발 호재까지 겹치면서 인근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경DB
“그나마 나와 있던 매물이 주말부터 어제까지 모두 팔렸습니다. 오늘 오전에만 매수 문의 전화를 20통 이상 받았지만 매도 예정자들은 다 안 판다고 합니다. 전용면적 84㎡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넘는 단지가 더 나올 것 같습니다.”(삼평동 A공인 관계자)

개발 호재에 힘입어 매수자가 몰리면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신도시 내 전용면적 84㎡ 아파트 가격이 줄줄이 10억원을 돌파하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 10억원대 중소형 아파트가 나온 것은 이곳이 처음이다. 제2·3판교테크노밸리 조성, 미래에셋금융그룹의 2조8000억원대 알파돔시티 투자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4분기 들어 꾸준히 상승한 결과다. 매물이 회수되고 있어 당분간 아파트값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일선 중개업소는 전망했다. 제2·3판교테크노밸리 주변 땅값도 초강세다.

호가 12억원 육박

판교 84㎡ 아파트, 경기도 첫 10억 돌파… 금토동은 토지 '매물 실종'
12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삼평동 봇들마을7단지 전용 84㎡가 지난 10월 10억원에 거래되면서 10억원대 아파트 대열에 합류했다. 지금은 10억5000만~11억원을 호가한다. 이 아파트 전셋값은 7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백현동 백현마을5단지 전용 84㎡도 9월 처음으로 10억원 이상에 거래됐다. 지금은 11억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전셋값은 1년 전보다 3000만~5000만원 오른 6억8000만~7억원 수준이다.

판교에서 가장 비싼 봇들마을8단지는 이미 7월 10억원대에 실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12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전셋값도 1년 전에 비해 5000만원가량 오른 7억5000만~7억8000만원대다.

판교 84㎡ 아파트, 경기도 첫 10억 돌파… 금토동은 토지 '매물 실종'
삼평동 S공인 관계자는 “판교신도시에는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는 데다 들어오려는 사람은 많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추가 호재가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매물이 드물다”고 전했다.

판교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인접한 고등지구와 서판교 대장지구에서 공급될 예정인 아파트에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제일건설은 판교테크노밸리와 인접한 고등지구에서 이달 민간 임대아파트인 ‘성남 고등지구 제일풍경채’ 543가구(전용 84㎡)를 공급한다. 대장지구에서는 내년 하반기께 5900여 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금토동 토지 시장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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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도 판교 일대 중개업소에는 토지 투자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개발 재료와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전화가 대부분이었다.

판교역 알파돔시티와 금토동 일대 제2·3판교테크노밸리 개발이 현지 부동산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신분당선·경강선(여주~판교) 환승역인 판교역 중심상업지구(알파돔시티) 내 대형 빌딩 4개(6-1~4블록)를 매입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알파돔시티엔 백화점 등 각종 기반시설이 속속 들어서 수도권 남부의 업무·문화·판매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알파돔시티는 주거지인 알파리움(아파트 931실·오피스텔 630실)·알파리움타워(C2-2·3블록)·라스트리트(판매시설)·현대백화점·호텔(조선호텔 운영 예정)·업무시설(6-1~4블록)로 이뤄져 있다.

판교역 인근 P공인 관계자는 “알파돔시티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상업시설도 활기를 띠는 등 서울 강남 못지않은 업무·상업 중심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교 제2·3테크노밸리가 들어서는 금토동 일대의 토지 매물은 싹 들어갔다. 그린벨트로 묶이지 않은 전답의 3.3㎡(평)당 호가는 1300만~1400만원,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땅은 200만~300만원 선이다. 몇 주 전부터 지역 중개업소에 매수 문의가 쏟아졌고 3.3㎡당 1500만원을 부르던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금토동 P공인 관계자는 “금토동 일대가 말 그대로 ‘황금의 땅’이 됐다”며 “테크노밸리 조성이 주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토동 K공인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제2테크노밸리 이야기가 나와 호재가 가격에 일정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한 토지주는 3.3㎡당 2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안 팔겠다고 말할 정도”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판교=김진수/선한결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