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의 MMORPG 신작 '로열블러드'. / 사진=게임빌 제공
게임빌의 MMORPG 신작 '로열블러드'. / 사진=게임빌 제공
게임빌이 오랜 신작 가뭄을 끝낼 구원투수로 자체 개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열블러드'를 전격 공개했다.

게임빌은 11일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호텔에서 미디어쇼케이스를 열고 내년 1월12일 로열블러드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로열블러드는 게임빌이 2년 넘게 자체 인력 100여명을 투입해 개발한 MMORPG다. '태세 전환' 시스템을 활용한 클래스별 역할 플레이와 이벤트 드리븐 등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기존 MMORPG가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레벨업을 하는 것과 달리 이벤트 드리븐은 필드에서 발생하는 돌발 이벤트에 참여 여부를 결정해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국내 MMORPG 중 이벤트 드리븐을 도입한 게임은 로열블러드가 처음이다.

게임빌은 내년 1월 국내 출시 이후 3월부터 순차적으로 해외에서도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송재준 게임빌 부사장은 "북미,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며 "전세계 10여개 국가에 포진돼 있는 해외 지사와 함께 글로벌 흥행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게임빌이 로열블러드에 거는 기대는 크다. 최근 3년 간 눈에 띄는 신작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존 게임 역시 노후되면서 실적도 부진하다. 올 들어 3분기 연속 적자를 내 누적 영업손실은 11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은 841억3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감소했다.

특히 로열블러드는 게임빌의 자체 개발 게임이라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빌의 기존 라인업은 외부 개발 게임이 많아 로열티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였다. 매출 대비 로열티 비용은 25%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비용 부담이 컸다.

증권 업계는 게임빌이 내년 로열블러드 등 신작 출시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게임빌은 로열블러드를 시작으로 MMORPG '탈리온' 등 9종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로열블러드는 내년 신작 모멘텀(상승동력)의 향배를 가를 기대작"이라며 "게임빌 실적은 로열블러드가 출시되는 내년 1분기부터 확연한 개선세로 돌아선 후 매분기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게임빌 주가도 로열블러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큰 폭으로 뛰었다. 오후 2시4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8.84% 급등한 7만7600원을 기록 중이다.

신작 부재와 실적 부진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게임빌 주가는 2015년초 역대 최고가 19만5000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들어 8만원대까지 회복했지만, 아직 고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로열블러드가 흥행한다면 사실상 2014년 출시된 히트작 '별이되어라'의 바통을 이어받는 작품인 셈이다. 신작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지난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게임빌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잡았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신규 게임이 성공할 경우 실적 레버리지(지렛대) 효과와 주가 상승세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로열블러드의 성공 여부가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