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색 검은색 회색 등 무채색 일색이던 도로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파랑 빨강 노랑 등 다양한 색깔의 차들이 점점 눈에 많이 띈다.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높은 가격을 감수하는 수입차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히 유채색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인피니티의 주력 차종인 Q30은 유채색 비율이 80%를 넘기도 한다.

유채색 중에선 특히 푸른색 계열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정감을 주는 데다 차량 곡선을 잘 드러낸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는 분석이다. 카앤조이가 각 브랜드 주력 모델의 색깔 선호도를 알아봤다.
[Car & Joy] 난, 색다르게 산다
◆유채색 주도하는 SUV·스포츠카

인피니티의 준중형 크로스오버차량(CUV·세단과 SUV의 중간 형태) Q30은 올해 10월까지 팔린 752대 가운데 643대, 86%가 유채색이었다. 색깔별로는 장밋빛이 도는 붉은색인 리퀴드 코퍼의 선택률이 가장 높았고, 진한 파란색인 잉크 블루, 금속 느낌의 붉은색인 마그네틱 레드가 그 뒤를 이었다.

지프의 주력 차종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니게이드도 유채색 비율이 40%에 달했다. 10대 중 2대는 소비자가 청동색 또는 청자색이라고 부르는 앤빌 컬러가 차지했다. 밝은 붉은빛인 콜로라도 레드가 전체의 9%, 노란색이 섞인 주황색인 오마하 오렌지가 7%로 집계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형 SUV인 GLA는 짙은 푸른색을 띠는 희귀광물인 카반사이트 색깔을 적용한 카반사이트 블루와 그랜드캐니언 같은 대협곡의 느낌을 살린 짙은 베이지색인 캐니언 베이지가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포르쉐 스포츠카(모델명 718, 911)도 전체 판매량에서 유채색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39%가 유채색이었으며 특히 노란색인 레이싱 옐로(전체의 8%)가 그중에서도 가장 많았다. 광물 질감의 그래파이트 블루와 암적색인 카마인 레드 비중이 7%씩으로 같았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세단이나 SUV에 비해 스포츠카 소비자가 유채색을 많이 찾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세단은 푸른색이 대세

세단은 대부분 차종에서 푸른색이 전체 유채색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선호도가 높았다. BMW 5시리즈는 10월까지 팔린 1만5878대 가운데 3분의 1인 5003대가 블루스톤 메탈릭 컬러였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빛을 받았을 때 차체 라인을 가장 잘 살려주는 색깔로 블루스톤 메탈릭이 꼽힌다”고 말했다. BMW의 주력 세단 5시리즈는 유채색 비율이 37%로 세단 중에서도 높은 편이었다. 경쟁차종인 벤츠의 E클래스는 유채색 비율이 3%였다.

링컨의 대표 세단인 컨티넨탈은 랩소디 블루와 사파이어 블루 등 푸른색 계열 선호도가 11%로 집계됐다. 재규어 중형 세단 XF는 암청색의 다크 사파이어 색깔이 전체 판매의 9%를 차지했다.

국산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준중형 스포츠 세단 G70도 유채색 비중이 16%로 세단 가운데 높은 편이다. 유채색 선택 소비자 중 59%는 짙은 푸른색인 로열 블루, 22%는 강렬한 붉은색인 블레이징 레드, 밝은 푸른색인 레피스 블루 10% 등의 순으로 선택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블레이징 레드는 알루미늄 입자와 고채도 색깔 층을 분리 도장하는 신규 공법을 적용해 우아하고 고급스럽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닛산의 주력 세단 알티마는 남색에 가까운 스톰 블루가, 볼보의 S90은 진주빛이 감도는 푸른색 홍합에서 따온 뮤셀 블루 컬러가 인기가 많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