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줄줄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은 규제가 없고 개인들의 투자 열기가 뜨거워 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들에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서 돈 벌자"… 외국 가상화폐거래소 몰려온다
김영만 비트포인트코리아 대표는 “오는 29일부터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할 것”이라고 22일 말했다. 비트포인트는 일본의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이며, 지난 8월 한·일 합작법인으로 비트포인트코리아를 설립했다. 비트포인트코리아는 지난 1일부터 베타테스트 전용 사이트를 개설한 뒤 공식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비트포인트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국내 개인들의 가상화폐 투자 수요가 높아서다. 김 대표는 “소위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화폐)으로 불리는 비주류 화폐에 대한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특히 높아서 전 세계 알트코인 가격을 좌지우지할 정도”라며 “국가는 크지 않지만 시장 경쟁력은 높다고 판단했다”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비트포인트코리아는 거래 수수료율을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0.15%)보다 낮은 0.1%로 책정했다. 또 알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내년 2월까지 거래 종목을 1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한국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가상화폐 거래소인 오케이코인은 다음달부터 국내 영업에 나선다. 중국 내 2위 거래소인 후오비 역시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량은 하루 평균 2조원에 달한다.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 시장에서 원화 거래량은 엔화와 달러화에 이어 3위다.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외국 투자자들도 자유롭게 국내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까닭이다. 게다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국내 가상화폐 시세는 외국에 비해 최대 20% 가까이 높다. 이 때문에 빗썸의 외국인 고객 수는 전체의 10%이지만, 이들의 거래량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전무해 거래소 진입과 거래가 자유로운 점도 외국 거래소로서는 매력이다. 중국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이를 위안화로 인출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거래소 심사가 까다로운 데다가 거래 과정에서 소득세를 부과한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