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바다 럭시 대표
최바다 럭시 대표
출퇴근 방향이 같은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카풀 앱(응용프로그램) ‘럭시’의 이용 건수는 지난달 기준 400만 건을 넘어섰다. 이용자 수는 70만 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5000명이 럭시로 출퇴근하고 있다. 이용요금은 택시요금의 60% 수준이어서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과 버스, 잡히지 않는 택시에 지친 사람들에게 카풀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바다 럭시 대표는 “카풀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이용해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며 “앞으로 카풀은 국내에서도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풀 시장 선점

"카풀해요" 하루 5000명 이용하는 럭시
럭시는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총 22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중 50억원은 지난 7월 현대자동차가 투자했다. 럭시는 앞으로 현대차와의 다양한 협업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든든한 투자금으로 많은 사람들이 카풀을 이용해볼 수 있도록 무료이용권, 할인 쿠폰 등을 지급하는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무료로 카풀을 써보도록 하고 편리함을 알려 아직 강자가 없는 국내 카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경쟁사에 없는 럭시만의 강점으로 낯선 사람의 차를 탈 때 모호하거나 불편한 부분들을 미리 시스템으로 해소한 점을 꼽았다. 승객은 카풀을 신청하기 전에 대화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혹은 조용히 가고 싶은지를 정해 운전자에게 알릴 수 있다. 앞·뒤 자리 중 어디에 앉을지 등 사소하지만 남의 차를 탈 때 망설여지는 점도 미리 전달할 수 있게 했다. 요청 사항을 승객이 말하지 않아도 운전자가 미리 알 수 있도록 해 여러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교통사고 외에도 차내에서 발생할지 모를 예상 밖의 사고를 보상하기 위한 보험에도 가입해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규제 문제가 복병

럭시는 지난 5월 이용자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부침을 겪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경찰 조사 때문이었다. 여객운수법은 출퇴근에 한해 일반 승용차의 유료운송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경찰은 하루에 세 번 이상 승객을 유료 운송한 럭시 운전자들을 소환조사했다. 최 대표는 “출근과 퇴근이 하루에 각각 한 번이어야 한다고 정해진 법이 없는데 경찰이 자의적인 법해석을 했다”며 “출퇴근이 불규칙적인 프리랜서 등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대학교 시간강사 A씨는 강의시간에 맞춰 한 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이동하는 도중 럭시를 통해 유상 운송을 한 행위로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문제에 대해 경찰의 조사가 흐지부지되긴 했지만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최 대표는 “럭시에 경쟁사를 더하면 카풀 이용 건수가 700만 건을 넘어섰다”며 “대중교통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카풀이 해결하고 있는데 낡은 규제가 신사업을 막아 갑갑하다”고 했다.

◆세계적인 추세 된 라이드 셰어링

차를 함께 타는 ‘라이드 셰어링’은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서비스가 됐다. 최 대표는 “주요 국가 중 라이드 셰어링이 자리를 잡지 못한 곳은 일본과 한국뿐”이라며 “현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5년 국내에서 철수했던 우버가 ‘우버쉐어’라는 이름으로 지난 9월 한국에 다시 돌아왔다. 중국의 라이드 셰어링 업체 디디추싱은 내년 봄 일본에 진출하는 데 이어 유럽, 아프리카로도 발을 뻗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머지않은 시일에 국내 라이드 셰어링 시장 강자가 갈릴 것”이라 말했다.

판교=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