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한국 철수설(說)’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GM은 지난 3년간 2조원 가까운 순손실을 봤다. GM 본사가 유럽과 러시아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잇달아 철수하면서, 한국GM의 수출 물량이 급감한 탓이다. 공장가동률 하락에도 임금은 계속 올려 스스로 경쟁력을 갉아먹었다는 지적도 많다.

공장을 놀리고 적자를 보는 기간에도 한국GM의 인건비는 계속 올랐다. 2013년 7300만원이었던 직원 1인당 연간 평균 임금은 지난해 8700만원으로 20% 뛰었다. 한국GM 출범 당시인 2002년과 비교하면 2.5배 상승했다. 그럼에도 한국GM 노조는 임금을 더 달라며 올 들어서도 수차례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비슷한 기간 미국 GM 직원들의 인건비는 오히려 내려갔다. 디트로이트 등 미국 GM 공장 직원의 시간당 임금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70달러였으나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뒤 낮아지기 시작했다. 2011년엔 50달러대로 떨어졌고 지금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은 한국GM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평균 임금(작년 기준)은 1인당 연간 9213만원에 달한다. 글로벌 경쟁 기업인 일본 도요타(약 7960만원·2015년 기준)와 독일 폭스바겐(약 8040만원·작년 기준)보다 훨씬 높다.

생산성은 오히려 낮다. 한국(완성차 5개사 기준)에서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HPV·2015년 기준)은 26.8시간이다. GM(23.4시간)보다 14.5% 더 걸린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