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미국 재계와 손잡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우호 여론 형성에 발벗고 나섰다.

무역협회 워싱턴지부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불리는 오하이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3개 주를 돌며 한·미 FTA 관련 여론 파악 및 홍보활동을 했다. 추민석 워싱턴지부장이 인솔한 러스트벨트 점검단은 4박5일 동안 현지기업 대표와 산업단체 관계자, 주정부 고위인사 등 110여 명을 면담했다.

러스트벨트는 미국 내에서 가장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하고, 한·미 FTA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 개정 협상을 밀어붙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이 지역 지지를 기반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추 지부장은 “예상과 달리 한·미 FTA에 우호적인 여론이 많았고 협정 유지에 큰 기대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제프 리온 위스콘신주 농·상무부 장관은 면담에서 “한·미 FTA가 매우 성공적인 협정이라는 데 공감한다”며 “위스콘신주 농업은 한국과의 무역에서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저스틴 로빈슨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상공회의소 부회장도 “한·미 FTA는 미시간주에 꼭 필요한 무역협정”이라며 “더 많은 한국 기업이 미시간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미 FTA를 활용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해보자”고 역제안했다.

브라이언 험프리 오하이오주 양돈협회 부회장은 “한·미 FTA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크게 우려한다”며 “한국무역협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한·미 FTA에 따른 이익을 대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무역협회는 현지에서 접촉한 한·미 FTA 지지 단체, 워싱턴에 있는 전국단위 업종별 단체들과 함께 12월 한·미 FTA 관련 라운드 테이블을 열 예정이다. 추 지부장은 “러스트벨트 지역 상당수 재계 단체들이 한·미 FTA 유지 홍보활동에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하는 등 여론조성 활동이 강력히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