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미공개 미래자동차 몰려드는 까닭
지난 17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대구지능형자동차부품주행시험장에서 넥센타이어 연구원들이 젖은 노면에서 신제품 타이어의 마찰력과 제동시험을 하고 있었다. 넥센타이어는 시험장이 개장한 2014년부터 상주하면서 타이어 신제품의 제동, 소음, 핸들주행성능 시험을 수시로 하고 있다. 전날 야간에는 대구의 대표적 자동차부품 기업인 에스엘이 외부조명이 없는 도로에서 헤드램프 시험을 했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미래자동차 사업에 본격 나서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주행시험장으로 조성된 대구지능형자동차부품주행시험장이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는 2014년부터 운영 중인 대구지능형자동차부품주행시험장(원장 성명호)에 LG전자, 폭스바겐코리아 등 국내외 기업의 시험장 활용이 지난해 35개에서 올해 41개로 늘어나고 가동률도 62%까지 높아졌다고 20일 발표했다. 김기주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와 타이어 업체, 자동차부품 기업이 주로 제품성능을 시험했으나 최근 자율주행자 분야 주행시험을 위해 글로벌 기업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 지역기업들이 1000억원을 모아 만든 이 시험장은 39만㎡ 부지에 고속주회로와 빗길시험장(마찰력과 핸들링시험), 외부소음시험로, 특수로, 등판로 등 20개 시험로를 갖추고 있다. 차량성능분석, 차선감지분석시스템을 비롯해 자율주행기술과 관련된 자동조향 로봇시스템과 브레이크 엑셀페달 로봇시스템 등 12종의 첨단장비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넥센타이어와 르노삼성차는 시험인력을 상주시키며 시험장을 사용한다.

홍석준 시 미래산업추진본부장은 “LG전자는 대구시험장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2022년까지 자율주행차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르노그룹은 차량시험센터를 내년 3월 열 계획이다. 르노그룹과 대구시는 20종 시험장에 15개의 새로운 시험시설을 추가 확충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르노그룹 차량시험센터가 들어서면 지역 협력업체들도 활용할 수 있어 시험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험장 이용기업이 늘어나면서 시험장 수입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2억9000만원이던 사용료 수입은 지난해 7억5000만원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8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시험장이 보유한 장비를 활용해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에 시험을 의뢰하는 기업은 올해 45개다. 시험대행료 수입도 9억원에 달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국가산업단지와 대구수목원 사이 12.9㎞ 도로에 자율주행차 실증도로까지 구축되면 대구가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 선도도시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