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도시 브랜드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외국어대 국가브랜드연구센터(NBRC)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조사한 ‘2017 한국지방브랜드경쟁력지수(KLBCI)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1000점 만점에 643점을 받아 광역시·도 가운데 1위에 올랐다. 2위는 제주특별자치도(596점), 3위는 부산광역시(588점)였다. 서울시는 2014년 도시 브랜드 경쟁력 평가를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종합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두 번째 조사였던 2015년에는 제주도와 함께 공동 1위였다. 정부 부처들이 세종시로 터전을 옮기고 대형 공공기관들이 지방으로 속속 자리를 옮겼지만 여전히 서울이 브랜드 경쟁력에서 독보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5년 KLBCI 조사에서 15위에 머물렀던 인천이 올해 조사에서는 송도국제도시 조성 등에 힘입어 9위로 뛰어올랐다. 한경DB
2015년 KLBCI 조사에서 15위에 머물렀던 인천이 올해 조사에서는 송도국제도시 조성 등에 힘입어 9위로 뛰어올랐다. 한경DB
서울, 도시 브랜드 파워 ‘3연패’

KLBCI는 △주거환경 △투자환경 △관광환경 △전반적인 경쟁력 △브랜드 선호도 △브랜드 로열티 등 여섯 개 분야로 구성됐다. 서울시는 주거와 투자환경, 전반적인 경쟁력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유경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국가브랜드연구센터장)는 “서울은 교육과 교통, 취업·사업 기회, 투자지원, 산업 인프라 등이 가장 잘 갖춰진 것으로 평가됐다”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브랜드 경쟁력 우위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은 관광환경 부문에선 제주에 밀려 2위지만 축제나 레저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른 광역시·도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는 게 국가브랜드연구센터의 설명이다. 조사 대상자들의 답변에서도 확인됐다. 응답자들은 ‘서울’ 하면 연상되는 것들로 ‘광화문’ ‘남산’ ‘청계천’ ‘한강’ ‘동대문’ ‘강남’ 등 관광 관련 지명을 꼽았다.

지난 조사에서 서울과 공동 1위였던 제주도는 2위로 내려앉았다. 주거환경(7위)과 투자환경(10위)이 지난 조사(2위, 4위) 때보다 낮게 평가되면서 종합 순위가 떨어졌다. 그러나 다른 광역·시도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662점, 1위)를 받은 관광 자산이 제주의 종합 순위를 끌어올렸다.

조사전문업체 밸류바인 구자룡 대표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제주는 휴양지로서의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면서도 “올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과 자본의 진출이 급감하면서 투자환경 등의 점수가 다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인천 6계단 상승, 경북 6계단 하락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광역 도시는 단연 인천시다. 인천의 KLBCI 순위는 17개 광역·시도 중 9위로 지난 조사보다 6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주거와 투자환경, 전반적인 경쟁력이 크게 올랐다. 꼴찌였던 주거환경은 9위로 8계단, 투자환경은 5위로 10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바다를 매립해 대규모 업무지구와 주거지구를 만드는 송도국제도시 사업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송도지구에는 포스코대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독일, 스위스 등 글로벌 기업이 몰려 있다. 인천대, 연세대 국제캠퍼스를 비롯해 미국 뉴욕주립대, 조지메이슨대, 벨기에 겐트대 등 해외 유명 대학의 글로벌 캠퍼스도 들어와 있다.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사람들도 몰렸다. 외국인을 포함해 송도지구 주민은 지난해 초 이미 10만 명을 돌파했다.

반면 경상북도는 6계단 하락해 15위에 그쳤다. 주거를 제외하고 관광(2계단)과 투자환경(5계단), 전반적인 경쟁력(8계단) 부문에서 모두 순위가 떨어졌다. 경북 지역의 주력 산업인 철강업계가 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울, 주거·투자환경 부동의 1위… 기업·대학 몰린 인천 '약진'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