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소속 전문가들이 1박2일간 ‘끝장 토론’을 벌였다. 대다수 전문가는 현행 제도의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대안에선 큰 견해차를 보였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등에 대해선 격론이 벌어졌다.
경영계 "최저임금에 정기상여 포함" vs 노동계 "사용자 악용 소지"
최저임금 제도개선TF는 18, 19일 이틀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1박2일 워크숍을 열었다. TF는 최저임금위가 제도 개선을 위해 지난 9월 구성한 조직으로 노동자, 사용자, 공익 위원이 각각 추천한 전문가 18명이 참여한다. 전문가들은 3개월 동안 개별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 초안을 워크숍에서 처음 공개했다.

첫째날엔 연구과제별로 전문가 세 명이 심층 토론을 벌였고, 둘째날엔 불참자(두 명)를 제외한 전원이 난상 토론을 했다. 제도개선TF는 이번 워크숍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달 6일 공개 토론회를 연다. TF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께 최종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연내 정부에 최종안을 제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산입 범위 확대” vs “현행 유지”

워크숍에선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둘러싸고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 현행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는 기본급과 직무·직책수당만 포함되고 정기상여금, 식비, 복리후생비 등은 빠진다. 경영계는 “현행 산입 범위를 적용하면 연봉 4000만원을 받는 대기업 직원도 최저임금 미만으로 잡히는 만큼 정기상여금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노동계는 “사용자가 악용할 여지가 있다”고 반대한다.

대다수 전문가는 현행 최저임금 산입 범위가 산업현장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데 공감했다. 토론 과정에서 “복잡한 임금체계를 고려해 정기상여금까지는 산입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쏟아졌다. 하지만 “노사 이해당사자 간 이견이 크기 때문에 현행대로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최저임금의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도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었지만 방식을 놓고는 견해가 엇갈렸다.

◆“최저임금委 독립성 강화”

최저임금 결정구조·구성 개편에 대해선 ‘공익 위원 추천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큰 가닥이 잡혔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 위원 9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 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된다. 현재는 고용노동부가 공익 위원 9명을 모두 추천하고 있다.

공익 위원을 노사가 추천하거나 고용부 외 다른 행정부처가 추천하는 방식으로 개선하자는 전문가 의견이 다수였다. 국회나 사법부 등이 추천하는 방식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TF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최저임금위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공익 위원의 전문성이 중요하다”며 “고용부에 공익 위원 추천을 모두 맡기기보다는 추천 권한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