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맥주 맛 없다고? No!…고든 램지 "한식과 딱 맞아"
“한국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유럽인이 이 맛을 상쇄해주는 맥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한 말일 것이다.”

영국의 세계적인 스타 셰프 고든 램지(사진)가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없는 한국 맥주”라고 말한 다니엘 튜더(전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에 대해 한 말이다. 오비맥주 모델이자 전 세계에서 미쉐린 3스타를 가장 오래 유지한 스타 셰프인 램지. 그는 두 번째 광고를 찍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맵고 맛이 강한 한식에는 고급 와인이나 뽐내는 술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맥주가 어울리고 이런 의미에서 카스는 한식과 완벽하게 궁합이 맞는 술”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독설로 유명한 램지는 카스 광고에서 “끝내주게 깔끔하다(bloody fresh)”고 호평했다. 이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못 믿겠다. 설정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다. 이를 의식한 듯 카스와 한식의 궁합을 강조하며 ‘한국 맥주=맛없는 맥주’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튜더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는 웃으며 “(나중에 튜더를 만나면) 엉덩이를 한번 걷어차겠다”고 농담도 했다.

카스에 대해 “한식과 완벽하게 궁합이 맞는 허세가 없는 맥주”라고 평했다.

한식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는 “한식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부담 없이 요리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한국에 온 것은 처음이지만 런던과 로스앤젤레스(LA)의 한식당에서 15년 전부터 한식을 즐겼고, 팀내 한국인 셰프도 있다”며 “발효와 숙성의 음식이라는 점에서 한식 음식에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 진출에 대해서는 “한국이란 나라는 신선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많은 곳이라 내 성격과도 잘 맞는다”며 “한국을 중요한 목적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 유럽 등에서 25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에만 진출했다. 2001년 런던 첼시의 음식점 ‘레스토랑 고든 램지’가 미쉐린 3스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 16개에 달하는 미쉐린 스타를 보유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