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러는 어떤 사람들일까"…무작정 미국 비행기 탄 대학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리얼밸리’라는 프로젝트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ㅌㅇ’에서 연재 중인 이 프로젝트는 세계 정보기술(IT)산업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을 인터뷰한 것이다. 구글, 애플, 우버, 픽사, 고프로 등에 재직 중인 디자이너, 개발자 등이 어떻게 일하고 생각하는지 10분가량의 영상으로 담아냈다. 실리콘밸리 재직자를 10여 명이나 인터뷰해 화제가 된 주인공은 대학생 김태용 씨(동국대 회계학 4년·사진)다.

“사람들이 실리콘밸리에 환상을 갖고 있잖아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늘 궁금했죠.”

김씨는 대학 시절 모은 돈 350만원을 들고 실리콘밸리로 향했다. 미리 샌프란시스코 한인 커뮤니티에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에는 자기소개와 함께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인터뷰이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조용하던 커뮤니티는 김씨의 등장으로 들썩였다. 커뮤니티의 동포 중 몇 명이 ‘인터뷰하겠다’ ‘지인을 추천하겠다’며 연락을 해왔다.

“42일간 실리콘밸리에 머물면서 만난 사람이 40명 이상이에요. 그중 16명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담았죠. 인터뷰이가 다른 인터뷰이를 소개해주기도 하고, IT 관련 세미나·모임에도 초대해줬어요. 페이스북 사무실도 구경 간 적이 있는데 마크 저커버그 자리에도 가봤어요. 사무실의 많은 자리 중 하나가 그의 자리라고 하더군요. 직원들과 같은 테이블을 사용하고 함께 일한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그가 느낀 점은 ‘자기 인생’을 찾는 것의 중요성이었다. 남 신경 쓰지 않고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상상 밖 풍경도 있었다. 지하철역에는 마약중독자와 노숙자가 그득했다. 물가가 비싸 한 달 월세가 300만원이 넘고, 회사는 5~6단계로 신중하게 채용하는 반면 언제든 해고가 가능했다.

“12월까지 연재를 마치면 다른 프로젝트도 추진해볼 계획이에요. 이번엔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청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노하우를 담아보려고요.”

박해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