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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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당초 예상된 16일에서 오는 23일로 한 주 연기되자 시험을 하루 앞둔 고3 수험생들은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설마 했던 수능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수험생들은 놀라는 가운데 엇갈리는 반응을 내놓았다.

수도권 소재 고등학교 3학년인 수험생 최모 씨(18)는 "수능날을 목표로 컨디션 관리를 해왔는데 갑자기 수능 연기 소식을 듣고 멘붕이 왔다"면서 "지진 지역 피해 상황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너무 갑작스러워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수생은 "재수생이라 더 떨리는데 갑자기 수능 연기 소식을 들으니 정말 마인드 컨트롤이 안된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여진 우려에 불안감을 호소하던 포항 인근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대다수가 반기는 분위기다.

포항에 위치한 한 고교에 다니는 윤모 씨(18)는 "직접 수험장에 가 확인해보니 벽에 크게 균열이 가는 등 상황이 심각했다. 지진 여파로 도저히 집중이 안 될 지경"이라면서 수능 연기 방침을 환영했다. 또 다른 고교생 역시 "여진 때문에 불안해 마지막 정리도 독서실에서 못하고 집에 와 하고 있엇는데 차라리 잘됐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학부모는 "내일 수능 도시락을 싸려고 준비하는 중에 소식을 들었다. 연기하려면 최대한 일찍 조사를 해 오후에라도 알렸어야 하지 않느냐"고 아쉬움을 표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일단 수능 연기가 확정된 만큼 남은 기간 평정심을 유지하고 시험 대비를 하라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당장 16일부터 평소 학습 상태로 복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남은 한 주 동안 시험 직전까지 가장 아쉬웠던 부분을 집중 공부하라"고 귀띔했다.

그는 "고 3 수험생들은 학교로, 재수생은 학원이나 기존에 공부했던 장소로 빠르게 돌아가 정상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며 "수능 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극단적 상황인 만큼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능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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