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공방 휘말린 BBQ…갑질이냐, 을의 횡포냐
"윤회장, 폭언에 영업방해"
가맹점주, 검찰에 본사 고소
vs
"매장 주방 점검 거부당해
규정위반 확인 지시한 것"
BBQ "브랜드 피해 강경대응"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12일이었다. 당시 윤 회장과 임직원 10여 명은 3월에 문을 연 해당 매장을 방문했다. “신규 매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듣는 일반적인 절차”라는 게 BBQ의 설명이다. 하지만 점주의 주장은 다르다. “윤 회장이 막무가내로 2층 주방에 들어가려고 했고 위험하다고 제지하는 직원에게 ‘가맹점을 폐점시키겠다’며 욕설과 폭언을 했다”고 김인화 점주는 말했다. 또 윤 회장이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이 ×× 해고해, 이 매장 폐점시켜버려” 등의 말을 했다고도 폭로했다. 김 점주는 “매장을 연 초기부터 유통기한이 임박한 닭 등을 공급했고, 사건이 발생한 뒤 더 잦아졌다”며 “그동안 사과와 시정을 요구하고 기다렸지만 이뤄지지 않아 가게문을 닫고 법적인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BBQ는 이런 김 점주의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전에 매장 방문을 예고했고, 주방에 들어가려고 할 때도 신분을 밝혔지만 강하게 제지당했다고 했다. BBQ는 “주방 직원들이 유니폼을 입지 않은 데다 주방 확인까지 거부하자 윤 회장이 동행한 직원들에게 ‘이 매장의 규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개선의 여지가 안 보이면 폐점을 검토하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프랜차이즈 매장에 대한 정당한 점검이었다고 말했다. BBQ는 김 점주가 “경쟁사에 얘기해 엿먹이고 싶어진다. (그렇게 되면) 언론 플레이도 내가 해줄 것”이라고 한 대화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BBQ는 “근거 없는 가맹점주의 주장과 이를 일방적으로 내보낸 언론 보도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콩기름 사용 계약위반 사유”
본사가 기준에 못 미치는 닭 등을 제공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수백 개의 가맹점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재료를 공급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고, 이럴 때는 절차를 거쳐 시정조치를 한다”며 “해당 점주에게도 성실히 대응했지만 점주가 가맹점 인수 등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했다. BBQ에 따르면 해당 가맹점은 계약해지 사유가 되는 규격 외의 닭 및 콩기름 등을 직접 사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의 진실공방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점주는 폭언, 영업방해, 가맹사업법 위반(문제가 있는 제품 공급) 등으로 지난 14일 BBQ 본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이번 사태는 현 정부 들어 수면 아래 있던 과거 갑질이 불거지고 ‘갑은 나쁘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구조적으로 을로 인식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주장을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사회문제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가맹점에 광고비를 전가한 의혹이나 회장의 권위적인 성격 등 때문에 BBQ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며 “프랜차이즈업계가 전반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갑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생활경제부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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