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튼, 텍사스·휴스턴 토지 투자자 모집
"8.8년 보유하면 2.45배 수익 기대"

달나라에 축구장만한 크기의 토지를 보유한 땅주인.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지만 현실 속 얘기다.

최근 모 지상파 방송사가 달은 물론 화성·금성·수성 등을 대상으로 하는 우주 부동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축구장 면적의 땅을 4만원이면 살 수 있다는 유혹에 할리우드 톱스타는 물론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등 미국 전직 대통령까지 한배를 탔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600만 명 이상이 우주 부동산을 구입했고 한국 구매자만 1만 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뜨거운 모양새다.
(사진 및 자료) 월튼 제공
(사진 및 자료) 월튼 제공
아시아 부자들이 미국 부동산에 꽂혔다
최근 미국에서는 토지 개발 회사가 농업 용지 등을 매입해 주택 용지 등으로 용도 변경 후 시공사에 매도해 차익을 거둬들이는 프로젝트가 활발하다. 일부 기업은 토지 공유 지분을 일반인 투자자에게 매도해 시세 차익을 되돌려 주는 투자 상품을 판매한다.

한국의 투자자에게도 이 같은 방식으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길이 열렸다.

◆9만6000여 명의 투자자 중 절반이 아시안

아시아 부자들이 미국 부동산에 꽂혔다
캐나다에서 부동산 투자 및 토지 개발을 하는 월튼그룹은 대규모 농업 용지 등을 매입해 주택 용지로 용도 변경한 후 시공사에 매도해 차익을 거둬들이는 일종의 시행사다.

월튼은 미국 내 인구 증가가 꾸준한 대도시를 대상으로 매입 부지를 물색한다. 교육 시설 및 의료 시설 등의 편의 시설과 인접해 향후 추가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부지를 1순위로 선정한다.

(그래픽) 송영 기자
(그래픽) 송영 기자
월튼은 토지 공유 지분의 5%를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95%의 토지 공유 지분을 제삼자에게 판매한다. 회사 재무 건전성 확보가 목적이다. 토지 공유 지분 구매자에게는 등록된 토지 소유권의 권리증서와 권리보험증서를 준다. 토지 소유자는 건설사에 토지가 매각되면 투자 원금과 시세 차익을 월튼으로부터 수령할 수 있다.

월튼에 따르면 투자자는 투자 원금의 최소 1.19배에서 최대 7.91배의 수익(평균 2.45배)을 거둬들인다. 수익률은 토지 매도 완료 시점(2.33~ 19.8년)이 길어질수록 높아진다. 평균 매도 기간은 8.8년이다. 이는 월튼의 과거 실적에 근거해 산출한 결과다.

월튼은 현재까지 약 9만6400곳의 기관 및 개인 투자자를 유치했다. 북미·유럽·아시아 투자자 등이 주요 고객이며 이 중 절반가량이 아시아 국적이다. 일본·중국·대만·홍콩·싱가포르 등의 자금이 월튼에 몰렸다. 월튼 직원 297명 중 싱가포르에 약 160명, 홍콩에 40명이 상주할 정도다.

일본·중국·대만·베트남 등에서는 대행사를 통해 투자자를 유치한다. 한국의 공식 대행사도 조만간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월튼은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브라조리아 카운티의 ‘브라조리아 필즈’ 조성 단지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스파턴버그 ‘사우스포트 빌리지’ 조성 단지의 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월튼은 브라조리아 카운티에 총 765.76에이커(309만8921㎡=93만7424평)의 토지를 보유한 상태다. 월튼은 이 중 95%를 유닛 단위로 판매한다. 1유닛의 판매 가격은 1만 달러로, 구매 시 전체 토지의 1460분의 1 공유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전체 토지의 일부는 판매 완료된 상태고 남아 있는 판매분은 682유닛(11월 9일 기준)이다. 예상 소유 기간은 6년이다.

월튼은 또한 스파턴버그에 보유 중인 464.42에이커(187만9441㎡=56만8531평)의 토지 중 95%를 판매한다. 1유닛은 1만 달러로, 구입 시 전체 토지 면적의 1100분의 1을 공유 지분으로 소유한다.

남은 판매분은 537유닛(11월 9일 기준)이다. 예상 소유 기간은 4~7년이다.

월튼 관계자는 “조만간 워싱턴 D.C.에 보유 중인 토지에 대한 투자자도 본격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부자들이 미국 부동산에 꽂혔다
아시아 부자들이 미국 부동산에 꽂혔다
◆한미E&I·한경닷컴 11월 투자 설명회 개최

10월 28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 인근에서 차로 고속도로를 달려 1시간 만에 도착한 조지아 주 브라셀턴. 이곳에는 120개(150에이커)의 단독주택과 공용 클럽 하우스, 테니스장 등을 갖춘 대규모 주택 단지가 들어서 있다.

이 마을은 2007년 조성됐다. 마을 인근에는 세계 최대 항공 특송 회사인 페덱스의 물류센터와 바이오테크놀로지 산업단지 등이 자리해 있다. 대형 병원과 초·중·고교, 대형마트 등의 편의 시설도 모두 인근에 자리했다.

이 마을은 미국의 모 토지 개발사가 기획 조성했다. 이 회사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 파산하고 말았다. 과도한 은행 부채가 원인이었다. 마을 인근에 추가로 약 400에이커의 토지를 개발하기 위해 은행 자금을 빌려다 썼지만 대출이자 등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만 했다.

월튼은 리먼 사태 종료 후인 2009년부터 400에이커의 미개발 부지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2013년 부지를 모두 매입한 월튼은 미국·캐나다·아시아(일본·홍콩· 싱가포르) 등의 개인 및 기관투자가에게 전체의 95%를 모두 판매한 상태다.

월튼 관계자는 “인근 기존 주택 단지를 롤모델로 삼아 이르면 내년 안에 주택 단지 조성 허가 등을 모두 완료하고 건설사에 부지 전체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투자자를 기다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사우스포트 빌리지 조성 단지는 브라셀턴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자리해 있다.

사우스포트 빌리지 조성 단지 인근에는 BMW의 세계 최대 생산 단지인 스파턴버그 공장과 그린빌-스파턴버그국제공항 등이 들어서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와 스파턴버그 지역 메디컬센터, 그린빌 도심이 차로 10~20분 거리다.

E.P. 토드초등학교를 둘러싼 464.42에이커(187만9441㎡) 규모의 땅이 월튼 소유다.

해당 부지는 토드초등학교 설립자 가족이 100년 전부터 소유하던 곳이다. 소유주 등이 주택 단지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주정부로부터 토지 용도 변경 허가를 받지 못해 올해 4월 월튼에 부지 전체를 매각했다.

월튼 관계자는 “2022년까지 주택·오피스 및 커머셜·타운하우스 단지로 허가를 완료한 후 건설사에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1년에 4만 호를 짓는 미국 최대 주택 건설사인 DR호튼이 개발 여부를 저울질하는 부지”라고 말했다.
아시아 부자들이 미국 부동산에 꽂혔다
(자료) 월튼그룹, 미국 노동통계청, 미국 인구조사국 ※굵은 글씨는 월튼 토지 보유 도시
(자료) 월튼그룹, 미국 노동통계청, 미국 인구조사국 ※굵은 글씨는 월튼 토지 보유 도시
휴스턴 브라조리아 필즈 조성 단지 역시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 상품 중 하나다.

브라조리아 필즈에서 휴스턴 도심까지는 승용차로 25분, 앨빈시까지는 5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휴스턴대·라이스대·텍사스메디컬센터·윌리엄 P.하비국제공항·알멘다몰 등이 차로 25분 거리에 있다.

월튼의 한국 공식 대행사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자리한 한미E&I다. 한미E&I는 이르면 11월 안에 한국경제신문 온라인 미디어인 한경닷컴과 관련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한국의 개인 및 기관투자가를 모집한다.

안영운 한미E&I 대표는 “월튼의 미국 부동산 투자자 유치 프로젝트는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색 해외투자 상품”이라며 “한국 투자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제임스 뷰캐넌 월튼그룹 아시아지역 책임자

“미국 부동산은 구입 시 세금 부담 없어 매력적
매도 기간 장기화 리스크는 유의해야”
제임스 뷰캐넌 월튼그룹 아시아지역 책임자. /최은석 기자
제임스 뷰캐넌 월튼그룹 아시아지역 책임자. /최은석 기자
▶아시아 자금이 미국 부동산에 몰리는 이유가 뭡니까.

“미국에서는 부동산 구입 시 취득세·등록세를 따로 내지 않습니다. 부동산을 판매할 때에만 세금을 내면 되죠. 이러한 부분이 아시아 투자자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각 주정부마다 부동산 매도 시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다르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입니다. 재정이 넉넉한 주에 자리한 토지를 매도할 때에는 주정부에 내야 할 주세를 면제해 주는 곳이 많아요.

월튼이 투자자를 모집하는 텍사스 주 휴스턴 브라조리아 필즈를 예로 들죠. 텍사스에서는 부동산 매도 시 연방세만 내면 됩니다. 미국 내에서는 부동산 구매 원가에 대한 시세 차익이 3만6000달러 이하면 연방세도 면제됩니다. 41만5000달러 이하는 15%, 그 이상은 20%의 연방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텍사스에서는 이 연방세만 부담하면 된다는 얘기고요. 반면 또 다른 투자자 모집 부지가 자리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연방세와 함께 주세도 부담해야 합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시세 차익이 1만4000달러 이상이면 최대 7%의 주세를 별도로 부담해야 합니다.”

▶토지를 계속 보유하지 않고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이유는 뭔가요.

“월튼은 토지 공유 지분의 5%만 보유하고 95%의 토지 공유 지분을 제삼자에게 판매하는 사업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죠.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 미국 내 수많은 토지 개발 기업들이 파산했습니다. 은행 빚을 감당하지 못해서였죠. 월튼은 그러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유 지분 판매 전략을 세웠습니다. 재무 제표상 기업이 보유 중인 토지는 모두 부채로 잡힙니다.

토지를 시공사에 매도할 때까지 그대로 떠안고 있는 것은 개발 회사에는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월튼이 투자자를 모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덕분에 월튼의 부채비율은 올 연말이면 거의 제로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이 있나요.

“모든 투자에는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토지 투자도 마찬가지죠. 토지는 유동성이 없고 단기간 또는 영구적으로 매각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토지의 가격이 구입 당시보다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올해 5월 말을 기준으로 월튼의 미개발지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구입 시기부터 판매 시기까지 평균 8.8년이 소요됐고 평균 2.45배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되돌려 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거의 실적이 새로운 토지 개발 프로젝트의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 실적은 투자 참고용일 뿐이죠. 또한 월튼과 한국 내 대행사는 투자자에게 투자·금융·회계·법률·조세 관련 자문을 일절 제공하지 않습니다.

투자자는 자신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투자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하다면 전문 투자 및 조세 자문가와 별도로 상담하면 됩니다. 투자에 관한 모든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스파턴버그(미국)=한경비즈니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