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州) 프리포트의 다우케미칼 폴리머센터. 지난 9월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종합화학을 통해 3억7000만달러(약 4100억원)에 인수한 에틸렌아크릴산(EAA) 생산 설비는 다우의 거대한 화학공장 단지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에서 지난 7일 만난 김종현 SK종합화학아메리카 대표는 “이런 알짜사업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며 “고(高)산도 기술을 빨리 습득해 패키징 관련 종합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AA는 기능성 접착수지 중 하나다. 비닐포장재, 캔, 튜브 등의 내부에 알루미늄 포일 등 금속 소재를 붙여주는 접착제로 주로 쓰인다. 고산도 고압 공정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다우, 듀폰, 엑슨모빌 등 서너 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해왔다. 다우와 듀폰은 작년 말 합병을 추진하며 반독점 규제에 걸려 EAA사업을 매각해야 했다. 10여 개 회사가 달려들었지만 SK가 화학사업 경험을 인정받아 낙찰받았다.

다우의 EAA사업은 연매출 1500억원을 웃돌고, 영업이익률이 20~30%에 달하던 사업이다. 지난해 기준 시장 규모는 3700억달러에 달하며, 2021년까지 연평균 5.1%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종합화학은 최근 다우의 폴리염화비닐리덴(PVDC)사업도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김 대표는 “자체 보유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을 비롯해 EAA, PVDC에 이르기까지 포장재사업의 고부가 핵심 제품군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리포트=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