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하루에 767억원… 유통업체 판매도 급증
난 11일 오전 1시(현지시간)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인 티몰에서 이랜드의 여성복 브랜드 ‘스코필드’ 트렌치코트가 완판됐다. 광군제(光棍節·11월11일) 행사 시작 한 시간 만이었다. 이랜드의 아동복 브랜드 ‘포인포’의 오리털 파카도 행사 한 시간 만에 품절됐다.


이랜드뿐만이 아니다. LG생활건강, 락앤락 등 다른 국내 기업들도 광군제 판매가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한·중 관계 개선의 흐름을 타고 국내 기업은 광군제에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랜드·LG생건 등 최대 실적

이랜드는 11일 하루 동안 티몰에서 4억5600만위안(약 767억원) 매출을 올리며 3년 연속 한국 기업 중 광군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작년 매출 3억2900만위안(약 563억원)보다 39% 늘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여성복 브랜드 이랜드의 모직 더플코트(오른쪽 사진)로 24억원어치나 판매됐다.

이랜드, 하루에 767억원… 유통업체 판매도 급증
2013년부터 광군제에 적극 참여했던 이랜드는 지금까지 쌓은 판매정보를 분석해 올해 광군제 행사를 기획했다. 시간대별로 구매 연령층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할인율 사은품 등을 달리했다. 10대 소비자를 겨냥한 온라인 게임을 내놓기도 했다. 또 온라인 전용 상품을 개발해 다른 업체와 차별화했다. 이들 상품 중 트렌치코트, 원피스, 모직코트 등이 광군제 행사에서 완판됐다.

이날 LG생활건강도 티몰에서 화장품 매출이 68%, 생활용품 매출은 104% 뛰었다. 특히 화장품 브랜드 ‘후’(왼쪽)는 138억원어치 팔려 나갔고, ‘숨’도 44억원어치 판매됐다. 후의 천기단 화현세트는 작년 판매량의 160%가량 늘어난 3만1000개 판매됐다. 숨의 타임에너지 세트는 1만7000개가량 팔렸다. 작년보다 220%가량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역직구 온라인몰인 티몰 글로벌에서도 화장품과 생활용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46%가량 늘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올해는 보디클렌저인 ‘온더바디 퍼퓸 바디워시’, 프리미엄 샴푸 ‘닥터그루트’, 생리대 ‘귀애랑’ 등도 인기 있었다”고 전했다.

밀폐용 식기를 생산하는 락앤락은 티몰에서 매출 58억원을 올려 역대 가장 많은 매출을 냈다. 지난해에 비해 12% 늘었다. 아모레퍼시픽 로드숍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는 광군제 예약판매로만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이 밖에 삼성물산 패션부문, 현대홈쇼핑이 운영하는 역직구몰인 글로벌H몰 매출도 각각 50%, 97% 늘었다. G마켓 글로벌샵은 1∼9일 매출이 작년 대비 106% 늘었다.

◆국내도 쇼핑 축제

광군제 영향은 국내 유통업체들에도 미쳤다. 유통업체들은 이날 ‘쇼핑 축제’ 분위기를 타고 할인 행사를 해 판매를 늘렸다. SK플래닛 11번가는 자체 판매 행사인 ‘십일절’을 진행해 하루 최대 거래액인 640억원을 올렸다. 작년보다 거래액이 37%가량 늘었다.

면세점도 광군제 효과를 봤다. 광군제로 외국인 관광객이 지출하는 소비액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두타면세점은 할인과 사은품증정 등 행사를 벌여 11일 매출이 작년보다 50% 뛰었다. 롯데면세점은 작년보다 매출이 11% 늘었고, 갤러리아 63면세점 매출은 10%가량 증가했다. 갤러리아 63면세점 관계자는 “시계와 팔찌 판매가 늘었다”며 “시계 브랜드인 다니엘 웰링턴 인기가 가장 높았다”고 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