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모델하우스 현장 집객 사진. 대림산업 제공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모델하우스 현장 집객 사진. 대림산업 제공
서울 변두리 지역으로 인식됐던 은평구와 중랑구의 신규 분양 시장이 뜨겁다. 역세권 브랜드 아파트가 동시에 공급돼서다. 6억원 이하 가구가 대부분인 만큼 10% 완화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 받아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지난 27일 서울 은평구 녹번역 인근에 들어서는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과 중랑구 사가정역 가까이 공급되는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가 동시에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 일정에 돌입했다. 각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3일 간 3만여 명, 3만2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같은 날 강동구 고덕동, 영등포구 문래동 등 주거 선호지역 내 신규 분양이 많았음에도 외곽 지역에 공급된 이들 단지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전용 84㎡ 기준 6억원 수준의 낮은 분양가가 수요자들의 발길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과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의 3.3㎡ 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1700만원, 1760만원 대다. 서울시 내 대부분의 신규 분양 단지가 3.3㎡ 당 2000만원을 넘어서는 수준에서 공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8·2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6억원 이하 가구 비율이 높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전 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의 경우,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생애최초 구입자 8000만원)인 서민이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살 경우, 기존 40%보다 10% 높은50%의 LTV와 DTI를 적용 받을 수 있어 대출 가능액이 늘어난다.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의 총 분양가는 전용 44㎡ 3억3000만~3억6900만원, 전용 59㎡ 4억3600만~6억900만원, 전용 84㎡ 5억2700만~6억1800만원 정도다.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 분양가는 전용 59㎡ 4억7200만~5억400만원, 전용 84㎡ 5억5900만~6억900만원 사이다.

도심권과의 거리가 먼 외곽지역임에도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입지에 들어선다는 점도 두 단지의 특징이다.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은 지하철 3호선 녹번역과 가깝다. 종로는 물론 압구정, 교대 등 강남권으로 한번에 이동할 수 있다.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는 7호선 사가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단지로 강남구청, 반포 등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다.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집객 모습. 현대산업개발 제공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집객 모습. 현대산업개발 제공
이전까지 은평구와 중랑구는 각각 강북권 서쪽 끝과 동쪽 끝에 위치해 외곽 지역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타 지역과 비교해 주거 선호도가 높지 않은 탓에 3.3㎡ 당 평균 매매가격도 각각 430만원, 368만원(KB부동산시세 기준)으로 서울 전체 평균인 623만원을 크게 밑돈다.

그러나 최근 주택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분양 시장은 달아오른 상태다. 지난 6월 은평구 수색뉴타운에서 분양한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1순위 청약 경쟁률 37.98대 1을 기록하며 조기 완판(완전판매) 됐다. 지난주 청약 접수를 받은 중랑구 ‘면목 라온 프라이빗’은 중견건설사 단지임에도 최고 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두 단지 모두 서울 여타 지역과 비교해 분양가가 저렴하게 책정된 점과 지하철역 이용이 편리한 역세권 입지에 들어서는 단지였다는 점이 청약을 유인했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신규 단지 분양가가 3.3㎡ 당 2000만원 이하로 공급되는 지역이 많지 않다”면서 “은평구와 중랑구는 외곽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역세권 아파트는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쉬운 만큼 청약이 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