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해외 극장 사업자로서는 최초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CJ CGV는 23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러시아 부동산 개발업체인 ADG그룹과 합작사(JV) 설립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내년부터 모스크바에 순차적으로 극장을 열어 2020년까지 33개 극장, 160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추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모스크바에서 가장 많은 극장을 보유한 극장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CJ CGV, 글로벌 극장사업자 최초로 러시아 시장 상륙
이번 계약으로 CJ CGV는 70%, ADG는 30%의 지분을 투자해 홍콩에 합작사를 설립한다. CJ는 이 지분율대로 총 245억원을 3년에 걸쳐 분할 출자할 계획이다. ADG는 대형 쇼핑몰 개발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부동산 개발업체다. 2014년 러시아 정부로부터 모스크바 소재 39개 복합상영관을 포함한 쇼핑센터 개발 및 운영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투자금액만 약 9억9000만달러, 총 건축면적 158만여㎡에 달한다. 2020년까지 쇼핑몰을 집중 조성하면서 극장 운영업체를 찾던 중 CJ CGV와의 계약이 성사됐다.

러시아 인구는 한국의 약 세 배며 국내총생산(GDP)도 1조5000억달러 규모로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다. 도서 영화 음악 방송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도 연평균 6.5%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세계 평균 대비 2%포인트를 웃돈다. 영화시장은 2016년 기준 세계 박스오피스의 약 1.9%를 차지하는 14위권이다. 1인당 연간 영화관람 횟수는 1.37회에 머물러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상위 5개 극장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30% 수준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CJ는 설명했다. 모스크바는 1200만 명의 인구, 러시아 전체 스크린의 26%가 밀집해 있는 도시다.

이번 러시아 진출로 CJ CGV는 기존 중국,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터키에 이어 해외 7개국에 깃발을 꽂을 수 있게 됐다. CJ CGV는 2020년까지 세계 스크린 1만 개, 관람객 7억 명을 목표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정 CJ CGV 대표이사는 “장기적으로 유럽지역까지 진출할 수 있는 주요 거점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러시아 진출은 CJ CGV의 ‘영토 확장’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국내 선진화된 멀티플렉스를 러시아에 전파하고 K-무비, 나아가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