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북한에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5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북한은 무모한 도발이 결국 자신들의 파멸을 초래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도록 흔들림 없는 강한 안보를 기반으로 단계적이며 포괄적인 대책을 펼쳐나가겠다”며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함께 외교적 해법으로 반드시 남북 평화와 공존의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이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북한 도발에 대한 제재와 압박 원칙은 유지하면서 인도적 차원의 남북 교류 문은 열어놓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한 순간도 이북도민과 이산가족의 염원을 잊지 않고 있다”며 “생사 확인, 서신 교환, 상봉과 고향 방문이라는 이산가족의 간절한 바람을 정치적 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에도 북측에 이산가족 방문과 성묘 허용 등 인도적 교류를 거듭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가족 상봉을 신청한 이산가족 중 생존해 있는 분은 6만여 명, 평균 연령은 81세”라며 “이산가족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 인륜과 천륜을 더는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할 것을 천명하면서도 “안보에는 ‘충분하다’는 말이 있을 수 없다”며 “정부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철통 같은 안보, 평화를 지키고 만드는 강한 안보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물론 유럽과 동남아시아 국가와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더욱 굳건한 협력관계를 다져가고 있다”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공존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선친이 함경남도 흥남, 올해 아흔인 모친 강한옥 여사가 함경남도 함주군 출신임을 밝히며 “제 부모님이 그랬듯이 오늘 이곳에 계신 이북도민 어르신, 탈북주민 모두를 대한민국의 품으로 이끈 것은 민주주의”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갖고 있지 못한 민주주의가 우리의 밥이고, 삶이고, 평화”라며 “우리의 민주주의는 북의 미사일보다 백배 천배 강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 좌우의 이념적 구별과 대립은 우리 미래에 아무 의미가 없다. 서러움도 미움도 우리가 함께한다면 분단을 극복하고 고향을 찾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