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연 코스모테크놀로지 사장(오른쪽)이 신치호 회장과 신형 가스지키미의 시장개척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박나연 코스모테크놀로지 사장(오른쪽)이 신치호 회장과 신형 가스지키미의 시장개척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저도 깜빡하고 가스밸브를 잠그지 않아 화재로 이어질 뻔한 일이 여러 번 있었죠. 이를 예방하려고 가스 자동안전밸브인 ‘가스지키미’를 개발했고 이번에 전자밸브와 컨트롤부를 일체화한 신제품을 내놨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박나연 코스모테크놀로지 사장(52)은 일본에서 공부한 뒤 일본어 통역을 해왔다. 그러던 중 국내 가스보일러업체에 컨설팅하기 위해 방한한 일본인 가스기기 기술자의 통역을 맡게 됐다. 직장생활과 살림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가스밸브를 잠그지 않아 아찔했던 경험을 얘기하자 그 일본인은 “한번 같이 개발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오가와 도모히사다. 일본 대기업 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독자적으로 연구개발에 전념하면서 코스모테크놀로지 이사로 등재돼 있다. 가스지키미는 이렇게 탄생했다. 2005년 설립된 코스모테크놀로지는 처음엔 타사 협력생산을 하다가 2011년 첫 번째 제품을 내놨다.

"업그레이드된 '가스지키미'… 중국·대만서도 관심"
박 사장은 “우리 제품은 압력센서가 실시간으로 가스 사용상태와 누출 여부를 파악하고 밸브를 차단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타이머로 시간을 정해주면 일정 시간 뒤 자동으로 밸브를 잠가주는 것은 물론 가스 누출 여부를 상시 점검해 이상이 있으면 바로 차단한다.

그는 “동종업계에서 최초로 선보인 압력센서 방식 제품”이라며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지 않을 때, 국물이 넘치거나 바람 등 외적 요인으로 가스불이 꺼질 경우 60초 이내에 가스를 자동 차단하고 음성으로 알려주는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가스지키미는 타워팰리스 롯데캐슬골드 등 고급 주거공간은 물론 양천구 관악구 여수시 광양시 등의 홀몸노인 주택 등에도 설치됐다. 코스모테크놀로지는 이 제품으로 특허를 냈으며 한국발명진흥회 우수발명품 우선구매추천제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코스모테크놀로지는 가스지키미의 전자밸브와 컨트롤부를 별개로 구성해 성능을 개선해왔는데 이번에 이를 일체형으로 단순화한 신제품을 개발했다. 박 사장은 “신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몇몇 신축아파트에서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마케팅 등을 강화하기 위해 신치호 전 대한투자신탁 본부장(68)을 회장으로 영입하는 등 조직을 보강했다.

박 사장이 힘을 얻은 것은 국내 건축·토목학계 원로들도 이런 제품의 필요성을 강조한데 따른 것이다. 대한건축학회 회장을 역임한 이리형 한양대 명예교수(청운대 명예총장)와 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전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는 “가스사고는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사고예방을 위해 이런 예방제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그동안 제품 개발과 내수시장 개척에 힘을 쏟아왔는데 이제는 신제품 개발도 마친 만큼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대만 이란 등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