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통합 신선 가공센터로 마트·슈퍼 시너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함께 쓰는 첫 신선식품 전용 물류센터(신선가공센터·조감도)가 올해 말 완공된다. 채소, 과일, 축산물 등을 공동으로 구매해 이곳에서 가공한 뒤 전국에 흩어진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각 점포에 공급하게 된다. 롯데가 추진 중인 ‘유통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다. 롯데 관계자는 “향후 점포 입지 선정이나 브랜드 개발 등 다른 분야에 대한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선도 유지 최첨단 기술

롯데 "통합 신선 가공센터로 마트·슈퍼 시너지"
19일 롯데에 따르면 약 900억원을 투자한 롯데쇼핑의 신선가공센터가 충북 증평군 증평2 일반산업단지 안에 들어선다. 건축면적 1만638㎡, 연면적 5만602㎡, 지상 4층 규모다. 1~2층 두 개 층을 쓰는 ‘미트센터’는 돈육과 양념육 작업장과 한우·수입육 작업장으로 구성된다. 3층은 과일 작업장과 저온 보관을, 4층은 세척장과 전처리 작업장 등으로 이뤄졌다. 현재 대부분의 건축 공사(공정률 95%)를 마치고 정보 시스템 인프라를 깔고 있는 중이다.

완공되면 지금까지 각 지역에서 소규모 단위로 가공과 포장이 이뤄지던 것을 일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축산물도 각 점포에서 손질할 필요 없이 이 센터에서 가공해 점포로 보내준다. 롯데 관계자는 “신선식품의 선도나 위생 관리가 훨씬 용이해지고, 유통 중간단계를 줄여 상품 판매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선가공센터 내부 저장고에는 산소를 줄이고 이산화탄소와 질소 비중을 높여 장기간 농산물 선도를 유지하는 최신 기술(CA: Controlled Atmosphere)이 적용된다. 날씨 등 환경 변화로 상품 수급이 잘 안될 때도 재고를 비축해 뒀다 안정된 가격에 신선식품을 공급하기 위한 대책이다.

◆“유통 계열사 시너지 계기”

신선가공센터를 통해 롯데가 노리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신선식품 경쟁력 상승이 첫 번째다.

국내 마트와 슈퍼는 신선식품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온라인몰과 편의점 등에 고객을 뺏기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게 신선식품이라고 보고 있다. 상품이 규격화된 공산품이나 가공식품과 달리, 신선식품은 눈으로 확인하고 구입하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 롯데 관계자는 “신선식품마저 밀리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신선식품 강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며 “전용 물류센터는 이런 작업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또 물류센터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백화점, 마트, 슈퍼, 편의점, 홈쇼핑 등 국내 가장 많은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 간 따로 놀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롯데그룹 내 온라인 쇼핑몰만 7개가 있는 게 그 예다.

공동 물류센터 같은 사업을 늘려가는 과정을 통해 유통 계열사 간 협력이 더 강화될 것이란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초 업종이 비슷한 계열사끼리 묶는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만들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롯데 유통 BU 내 14개 계열사는 판매할 상품을 공동으로 구입하고, 각 유통 채널에 들어갈 새로운 브랜드 발굴도 추진 중이다. 롯데는 앞으로 유통 계열사를 아우르는 분야별 협의체를 구성해 통합 분야를 확대할 방침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